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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까워 3040 맞벌이 많아
“또 이사를 해야 하나 걱정입니다.”

연말에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직장인 김경석(41)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3년 전 2억1000만원을 주고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한 아파트로 이사 왔는데 최근 집주인이 2000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해서다.

지난해 말 전세계약 연장을 하면서 이미 1000만원을 올렸는데 또다시 인상을 요구하니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3년 전 서울 사당역 근처에서 살다 전세난에 이곳으로 왔다”며 “직장이 양재역 근처고 아이들(중1·초4)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없어 아파트 대신 다세대주택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매매 호가는 2억7000만원 수준이다. 김씨는 “집값은 변동이 없는데 전셋값만 계속 오른다”고 했다.

군포는 전국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군포시의 전세가율은 84.2%로 전국 1위다. 경기도 평균(77%)은 물론 서울시 1위인 성북구(83.1%)보다 높다.

산본역 인근 6단지 세종아파트 25평형(전용기준 59㎡)은 매매가 2억8000만원에 전세가 2억3500만~2억4000만원이다. 33평형(84㎡)은 매매 4억원에 전세가 3억4500만~3억5500만원이다. 

지난 18일 돌아본 군포시 산본동·광정동 등의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높은 전세가율에도 물건을 찾기 어려웠다. 산본동 온누리공인중개 황성희(60) 대표는 “전세 수요가 많아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이기에 전세가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전세에 대한 불만은 높다. 이번 총선에서 군포시민들은 새누리당을 외면했다. 군포 2개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승리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국민의당에 밀렸다.

김경석씨는 “야당을 찍었다. 집 없는 자, 돈이 없어 쫓겨나야 하는 서민들이 할 수 있는 게 이것(투표)밖에 없지 않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세난 지친 서민들 불만 표출"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야당이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내놔 전세난에 지친 서민의 관심을 끌었고 이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군포 지역 전세가율이 높은 것은 비교적 생활·교통여건이 좋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포는 서울과 경기 남부권의 중간지점이어서 30~40대 맞벌이 부부들이 선호하고 있다. 산본역에서 서울 사당역까지 30분, 강남까지 50분이면 도착한다.

개발 호재가 없다는 것도 전세가의 높은 원인으로 꼽힌다. 개발 호재가 없다 보니 집값 자체는 잘 오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 수요가 많다 보니 아파트를 사서 전·월세를 놓으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온누리공인 황성희 대표는 “세종아파트의 경우 1800여 가구 중 세입자가 절반 수준”이라며 “매물이 나오면 실거주자보다는 투자자 문의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이른바 ‘깡통주택’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합한 금액이 매매가를 넘는 집이다. 경매에 넘어가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이 많은 집은 피하는 게 안전하다.

아파트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신축 빌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군포시 당동·당정동 일대에 신축 빌라가 늘어나고 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직까지 전세 대출 지원 외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며 “세입자에 대한 지원이 마땅치 않다면 전세 공급자에 대한 지원으로 질 좋은 공급을 늘리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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