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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프렌차이즈 들어간 상권 개성 잃어 매력 떨어져
#서울 마포구 홍익대 입구에서 10년간 수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던 한모(42)씨는 지난해 가게를 옮겼다.

유명 화장품 업체가 상가 주인에게 월세를 30% 올려주겠다고 해 사실상 쫓겨났다. 고민하던 한씨는 인근 신촌을 선택했다.

한동안 임대료가 떨어져 같은 크기의 가게 월세가 더 싼 데다 요즘 부쩍 손님이 늘었다는 동료 상인의 말을 듣고서다.

한씨는 “그동안 터를 닦은 곳에서 멀리 갈 수는 없고 신촌은 아직 대형 상가가 적어서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00년 초부터 매주 한 번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을 찾았던 황모(39)씨. ‘산·물·인심이 맑다’는 지명처럼 옛 정취가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좋아서 자주 갔다.

하지만 그는 지난 2년간 삼청동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변해버린 모습에 실망해서다. 그가 좋아했던 전통찻집 대신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들어섰고 독특한 디자인의 화랑은 흔한 벽돌로 지은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황씨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나 돈가스를 먹으러 삼청동까지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홍대입구역 인근 상권.


“메이저 장사 안 돼 떠나면 상권 활력 회복 힘들어”

서울 주요 인기 상권이 빛을 잃고 있다. 프랜차이즈 매장·대형 플래그숍 때문이다.

인기 상권에 대형 상가가 몰리면서 특색이 사라지자 찾는 사람이 줄었다. 대신 인근 상권이 풍선 효과를 누리고 있다.

홍대 상권은 2000년대 후반 일본·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매장이 몰리면서 개성을 잃자 발길이 뜸해졌다. 대형 매장이 상권 진입을 위해 높은 임대료를 내면서 특색 있는 가게를 운영하던 소형 상인이 떠났다. 

상가중개업체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홍대 상권 평균 상가 권리금(5월 말 기준)은 8328만원으로 올 들어 11% 떨어졌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낮다. 반면 월세는 6년 연속 올라 3.3㎡당 평균 11만원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세입자끼리 주고받는 권리금은 장사가 잘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지표 같은 것”이라며 “권리금이 떨어진다는 것은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면 인근 신촌 상권엔 활기가 돌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던 권리금이 같은 기간 15%(9398만원) 뛰어 홍대를 앞질렀다. 낡은 건물 보수가 이뤄지고 자동차 통행을 통제해 걷고 싶은 거리가 조성된 덕이다.

염정오 점포라인 상권분석팀장은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 화장품 등 브랜드 제품은 명동, 옷은 신촌이라는 게 관광 코스처럼 자리 잡았다”며 “복고 열풍이 불며 학창 시절을 추억하려는 40~50대의 발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이색 상권이었던 삼청동 상권도 프랜차이즈 매장이 몰리면서 매력을 잃었다. 올 들어 권리금이 53% 줄어 평균 30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월세는 25% 뛰어 3.3㎡당 9만9664원이다.

대신 한때 삼청동에 밀려 주춤했던 인사동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인사동 권리금은 같은 기간 17% 뛰어 1억5750만원이다. 종로구는 인사동에 프랜차이즈 매장이 입점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대형 상가가 문을 닫은 이후가 큰 문제”라며 “덩치 큰 상가 수요층은 한정적이라 쪼개 임대를 놓더라도 상권이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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