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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만에 1억2000만원 올라
23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은 장모(39)씨는 깜짝 놀랐다. 이달 2월 6억4000만원이었던 과천주공1단지 46㎡(이하 전용면적) 시세가 7억6000만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4개월 만에 1억2000만원 올랐다. 장씨는 “3월만 해도 집값이 고점을 찍고 떨어진다는 분위기였는데 그 사이에 1억원 넘게 오를 줄은 몰랐다”며 “가격이 고점을 찍었다던 2000년대 중반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제2의 강남’으로 불렸던 경기도 과천시의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일부 단지는 역대 최고가에 거래된다. 여느 농촌과 다를 바 없었던 ‘밤나무골’이 1986년 시로 승격된 지 꼭 30년 만이다.

과천은 70년대 말 정부가 서울에 집중된 행정 기능을 분산하기 위해 조성한 계획도시다. 서울 서초구와 산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관악산·청계산에 에워싸여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녹지인데다 보건복지부·법무부 등 11개 중앙행정기관이 모여 있어 대규모 주거 수요가 유입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었던 2004~2007년 과천 아파트값은 81% 올라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 평균(42%)의 두 배 수준이고 서울 강남구(48%), 서초구(59%)보다 많이 올랐다.


'9억원 이상 대출 규제'가 변수

과천이 시련을 맞은 것은 2005년이다. 지방균형발전 논의가 본격화하며 같은 해 8월 정부가 세종시로 중앙행정기관을 이전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쳤다. 2008~2009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3% 올랐지만 과천 아파트값은 19% 하락했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올 들어 과천 집값(6월 말 기준)은 1.75% 올라 제주도를 빼면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0.24% 오르는데 그쳤다. 주공2단지 46㎡형은 2월 6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7억2000만원이다. 주공 6단지 73㎡형은 4월 7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8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거래량도 늘었다. 5월 과천 아파트 거래량은 162건으로, 2006년 3월(151건) 이후 최고다. 지난해 5월 대비 80%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7% 줄었다.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띤 영향이다. 과천 재건축 시장의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주공7-2단지)가 5월 평균 36대 1, 최고 11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2678만원, 최고 2970만원이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이 고점이었던 때와 비슷한 가격에도 사람이 몰리면서 재건축 시장뿐 아니라 주택시장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암초도 있다. 정부가 9억원 이상 새 아파트 중도금 대출 보증을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정권에 들었다. 보증을 받지 못하면 계약자들은 여윳돈이나 본인 신용으로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해 자금 부담이 커진다.

순조로웠던 재건축 시장도 주춤하다. 크고 작은 소송 때문이다. 철거·이주 단계인 7-1단지는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 때문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사업을 진전시키기 어려운 상태다. 6단지도 관리처분총회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고 2단지는 분양 미신청자 현금청산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소송으로 예정된 일정이 늦어지면 이주·철거 시기가 겹치고 한꺼번에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월세난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우려해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이냐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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