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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3313만원 제시
경기도 과천이 재건축 분양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분양가를 크게 올리고, 미분양이 생기면 해당 물량을 사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과천 주공 1단지 재건축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투표 끝에 대우건설에 건설공사를 맡기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투표자 1012표 중 381표를 얻어 현대건설(363표)·GS건설(261표)을 눌렀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일반분양가는 3.3㎡당 3313만원. 이 지역에서 분양된 종전 재건축아파트 분양가보다 20% 비싸다.

여기에다 미분양이 생기면 3.3㎡당 3147만원에 해당 물량을 사들이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미분양이 생기면 분양 수입이 줄어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는 걸 완화해 주기 위해서다.

1039가구인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1571가구의 ‘푸르지오써밋’으로 탈바꿈한다. 일반분양분은 509가구다.

과천 1단지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하나같이 3.3㎡당 3300만원대 분양가, 미분양대책, 고급 아파트 브랜드 적용 등을 내세웠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미분양대책은 일반적인 입찰제안서에선 보기 힘들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울 반포 재건축 2~3곳을 빼면 이번이 첫 사례”라고 말했다.

여기엔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 재건축·재개발 이외의 주택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건설사의 계산이 깔려 있다. 재건축의 경우 대개 전체 물량의 70%는 조합원분이다. 나머지 30%만 일반에게 팔면 되는 구조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과천이 준강남권 입지를 갖춰 사업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자 건설사가 재건축사업에 ‘올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성 여부엔 의견 엇갈려

하지만 대우건설이 파격적 안을 제시하자 여기저기서 논란이 제기된다. 먼저 대우건설 주인이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라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 이후 2002~2003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돌입 및 졸업을 거쳐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대우건설은 2010년 다시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떠안게 됐다. 현재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지분율은 50.75%다.

만약 과천 1단지 미분양이 많이 생겨 대우건설이 부담을 떠안으면 산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대우건설이 부실해지면 대우조선해양 이슈처럼 산업은행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영업이익만 7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돼 미분양이 나더라도 재정적으로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고분양가 논란도 적지 않다. 지난해 5월 인근에서 분양한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주공 7-2단지 재건축)의 분양가(3.3㎡당 2678만원)보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분양가가 20% 이상 비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존 집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라 분양이 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관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심사다. HUG는 적정성을 검토해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110%를 초과하면 분양보증을 거절할 수 있다.

박정오 HUG 도시정비심사팀장은 “고분양가로 보증 신청이 들어오면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천에서 연내 주공 2·6·7-1·12단지도 줄줄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HUG는 선제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HUG의 심사 기준(최대 상승 폭 10%)을 적용하면 이론적으로는 3.3㎡당 평균 분양가를 2900만원대 중반 아래로 책정해야 분양보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 3단지는 3.3㎡당 평균 4457만원에 일반분양을 추진했다가 보증 퇴짜를 맞은 뒤 분양가를 3.3㎡당 4137만원으로 낮췄다.

시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과천 1단지 분양가는 3년 전 분양한 서울 서초동 푸르지오써밋(3.3㎡당 3156만원)이나 역삼동 역삼자이(3150만원) 분양가보다 비싸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가 비싼 데다 소유권 등기 이전 시까지 전매가 금지된 지역이라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과천에서는 앞으로 몇 년 사이 1만 가구 이상 재건축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질 수 있어 투자 수요도 붙기 힘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천은 입지가 좋은 데다 최근 새로 공급된 아파트가 많지 않아 대기 수요가 풍부해 분양물량이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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