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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기 신도시 마지막 개발
지난 12일 자정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센트럴’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선 속칭 ‘야시장’이 열렸다. 당첨자와 분양권 전문 투자자 등이 삼삼오오 ‘떴다방(이동식 공인중개업소)’에 모여 분양권을 거래했다. 당첨자가 건설사와 정식 계약하기 전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매수자가 계약금을 대신 내준 뒤, 공증을 통해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는 1년 뒤 명의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고덕 신도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계약 후 1년인 만큼 떴다방 거래는 불법이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전용 면적 84㎡ 로열층 아파트가 웃돈 4000만원이 붙어 거래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은 그동안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는 변방이었다. 수도권 외곽인 데다 마땅한 개발 호재도 없어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관심을 갖지 않는 지역이었다.

이랬던 평택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덕신도시다. 고덕은 미군기지 이전에 따라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서정동 등 일대 1300여만㎡에 개발되는 2기 신도시다.

지난 5일 분양한 제일풍경채 센트럴(773가구)에는 6만5003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84대 1. 올해 수도권 최고 경쟁률이다. 지난달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고덕 파라곤의 청약 경쟁률(49대 1)을 뛰어넘었다. 이 단지는 나흘 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GS건설이 같은 곳에 짓는 ‘자연&자이’도 역시 지난달 2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정식 계약 전 분양권을 사고파는 야시장이 분양 현장마다 나타나는 등 ‘전국구 투기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이 들썩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고덕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가장 마지막으로 개발되는 지역이다. 판교신도시(2만7000여 가구) 두 배인 5만6000여 가구가 들어선다.
 
청약 규제도 덜하다. 지난해 1월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돼 청약자격이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여기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의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져 전매제한 기간이 1년이다. 실수요자 뿐 아니라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미분양 많아 공급과잉 우려도

개발·교통 호재도 있다. 6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인근에 들어선다. 공장이 완공되면 고용 효과가 1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군기지도 2018년 이전 예정이다. 지난해 SRT(수서발 고속철도)가 개통된 것도 매력 요소다. 서울까지 20분대, 부산·대구까지 2시간대에 갈 수 있다.

문제는 공급과잉 우려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평택시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분류했다. 실제 시내 곳곳에서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려는 현수막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2020년까지 5만 가구가 넘게 공급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평택 미분양 물량은 2532가구로 지난해 8월(4000여 가구)에 비해선 줄었지만, 경기권에선 용인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고덕신도시 주변에 분양 물량이 쏟아져 청약 광풍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단지 위치와 분양가 등을 따져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분양가도 걸림돌이다. 84㎡를 분양받으려면 최소 4억원이 있어야 한다. 서울과 더 가까운 화성 동탄신도시와 맞먹는 수준이다.

동탄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4억원짜리 아파트를 사서 차익을 남기려면 향후 2·3단계에 분양될 아파트 분양가가 5억원은 돼야 하는데 평택에서 5억원대 아파트가 나올 수 있겠느냐. 1년이 지나면 전매가 가능하지만 일정 시간 지나면 열기가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 대부분이 고덕신도시 내에 위치하거나 평택에서도 입지가 좋다고 분류하는 지역이라 전망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분양 물량이 워낙 많아 지역별 청약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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