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오르고 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요즘 부동산 시장에선 아파텔(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합성어)이 부쩍 늘고 있다. 그러나 아파텔은 아파트를 닮은 중형 오피스텔로 아파트와는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파트처럼 생긴 중형 오피스텔은 분양도 잘 되고 공급 물량도 늘어가고 있다. 올해 초 경기도 용인시에 나온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375실 모집에 평균 43.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슷한 전용면적 69㎡형, 84㎡형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이 같은 오피스텔이 전국에서 1만여 실의 공급될 예정이다. 이 회사 권일 팀장은 “재당첨제한, 전매제한 등을 골자로 11·3 부동산 대책에서 비켜 있는 데다 소형 주택 대체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공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텔로 불리는 중형 오피스텔은 아파트처럼 전면에 방 2개와 거실을 배치한 3베이 형태가 대부분이다. 생김새만 놓고 보면 아파트와 거의 같다. 한 오피스텔 분양업체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 못지않은 설계로 젊은 수요층에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된 한 아파텔의 전용면적 55㎡형 평면. 전면에 방 2개와 거실을 둔 ‘3베이’ 형태로 평면만 놓고 보면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59㎡형)와 다르지 않다.
▲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된 한 아파텔의 전용면적 55㎡형 평면. 전면에 방 2개와 거실을 둔 ‘3베이’ 형태로 평면만 놓고 보면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59㎡형)와 다르지 않다.
관리비 많고 취득세도 아파트의 4배 이상그러나 오피스텔은 아파트와는 기본적으로 달라 실수요라면 주의해야 한다. 우선 오피스텔은 관련 법상 ‘업무용’ 시설이므로 취득세가 아파트보다 무겁다. 오피스텔 취득세는 분양가의 4.6%로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의 취득세(1.1%)의 4배가 넘는다.
전용률(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이 낮아 관리비도 아파트에 비해 비싼 편이다. 관리비는 전용면적이 아니라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오피스텔 전용률은 50% 안팎으로 아파트(80~90%)에 비해 턱없이 낮다.
업무용 시설이므로 상업지역에 들어서기 때문에 교육환경도 잘 따져봐야 한다. 상업용지에는 병원과 같은 편의시설은 물론 각종 술집 등 유흥·유해업소가 대거 들어올 수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당장 아이가 없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중형 오피스텔을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생기면 이래저래 이사를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업지역은 특히 주거 쾌적성도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단지 내에 여유 땅이 없어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등 조경시설을 들이기도 쉽지 않다. 일부 오피스텔은 옥상 등에 조경시설을 들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생색내기 정도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을 마치 아파트인 것처럼 ‘아파텔’이라고 부르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어가 주택 수요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며 “오피스텔이 사실상 주택 역할을 하는 만큼 (준주택이 아닌) 주택으로 완전히 편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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