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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떨어지고 '신상'에 밀려
‘집값 1번지’로 떠오른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강 변이라는 입지여건과 활발한 재건축 덕에 국내 최고가 주거지의 반열에 올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반포동 아파트 3.3㎡(공급면적 기준)당 평균 가격이 4700만원이다. 주로 3~4인 가구가 사는 국민주택규모인 전용 85㎡의 시세가 15억원 선이다.

경제력 있는 고객이 많이 찾고 돈이 몰리는 곳이지만 정작 ‘수퍼리치’(초고액자산가)는 반포를 썩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수퍼리치가 주된 고객인 수십억 원짜리 펜트하우스(꼭대기 층 대형 고급주택)가 반포에선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된 전용면적 기준 3.3㎡당 최상층 펜트하우스 공시가격을 보면 반포동의 대표적 펜트하우스가 강남권 다른 지역이나 강북 한강 변보다 낮다. 용산 한남동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6층 222㎡가 23억여원으로 3.3㎡당 3400여만원이다. 같은 동 반포자이 27층 244㎡(22억여원)는 3.3㎡당 3000여만원이다.

용산구 한남동 3층 244㎡(50억~51억원)는 3.3㎡당 68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의 두 배 수준이다.

실제 거래가격도 이만큼 차이 난다. 지난해 이후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펜트하우스의 실거래 최고가는 각각 35억2000만원, 30억원이었다. 한남더힐은 76억~82억원이었다.

3.3㎡당 기준으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동 36층 269㎡(44억여원)가 5500여만원,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옆 갤러리아포레 45층 271㎡(41억여원)는 5000여만원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61층 244㎡(30여억원)는 과거보다 빛이 많이 바래긴 했어도 4000만원을 넘겼다. 

지난해 입주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35층 234㎡(40여억원)가 그나마 3.3㎡당 5700여만원으로 반포 자존심을 세운 셈이다.

최고의 주거지로 꼽히는 반포가 유독 수퍼리치들에게서 외면당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반포가 중소형에서 대형에 이르기까지 여러 주택형이 섞인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이 꼽힌다. 그만큼 대형 위주의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떨어지는 셈이다.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에는 중소형 주택인 59~84㎡가 전체 가구수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임대주택도 '소셜믹스'로 일반 분양주택과 혼합돼 들어서 있다. 최장 20년간 주변 시세보다 싸게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이다. 59, 84㎡로 래미안퍼스티지에 266가구, 반포자이에 419가구다. 전체 가구스이 10%가 좀 넘는다.
 
타워팰리스·아이파크삼성동 등은 대형 주택형 위주여서 중소형 아파트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남더힐은 과거 소형주택건설의무비율(20%)에 따라 133가구(22%)를 59㎡로 짓고 나머지는 175㎡ 이상이다. 

타워팰리스1차도 전체(1297가구)의 10%가 되지 않는 114가구만 85㎡ 이하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차별화된 펜트하우스를 찾는 수퍼리치는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원해 작은 주택이 많이 섞인 일반적인 대단지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는 단지 내에서 펜트하우스 가구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희소성도 떨어진다. 다른 단지는 펜트하우스가 대개 전체 가구수의 1~2% 정도인데 이들 단지는 5%가 넘는다. 

래미안퍼스티지 222㎡ 가구 수는 전체(2444가구)의 7%인 182가구다. 반포자이 244㎡(226가구)도 전체의 7%를 차지한다.  

과거 반포주공1,2단지를 각각 재건축할 때 가구수는 제한되고 지을 수 있는 연면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형 주택을 많이 지었기 때문이다.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중소형과 섞인 대단지여서 수퍼리치 관심이 떨어지는 데다 펜트하우스 물량도 많아 '공급과잉'인 셈"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펜트하우스 인기는 같은 단지 안에서도 다른 주택보다 떨어진다. 3.3㎡ 기준으로 몸값이 다른 주택형보다 훨씬 낮다. 

▲ 공시가격이 전용면적3.3㎡ 6800여 만원에 달하는 한남더힐 펜트하우스.


반포 한강 조망권 가치도 강북보다 떨어져

반포자이 244㎡(3000여만원)는 132㎡(3900여만원)의 76%, 84㎡(4500여만원)의 66% 수준이다. 래미안퍼스티지 222㎡(3400여만원)는 169㎡(3900여만원)의 88%, 59㎡(4800여만원)의 72%다.

다른 단지는 단위면적당 몸값이 펜트하우스에서 가장 비싸다. 같은 단지 내 다른 주택형에 비해 한남더힐은 60% 넘게 차이 나고 대개 10~20% 더 높다.  
한남더힐 244㎡이 6800만원 선이고 다른 주택형은 4200만~4300만원이다. 다.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와 같은 재건축 단지로 중고형 주택과 임대주택이 함께 있는 아크로리버파크가 2%정도 펜트하우스가 더 비싸다. 사실상 펜트하우스 프리미엄이 없는 셈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의 펜트하우스와 다른 주택간 단위면적당 가격 차이가 줄곧 벌어지고 있다. 85㎡ 이하 중소형의 단위면적당 가격이 비싼 것은 그만큼 큰 집을 찾는 고급주택 수요가 적다는 뜻이다. 

이덕호 한국감정원 주택공시처 공동주택 담당은 “펜트하우스 시장은 수퍼리치 수요로 제한되다 보니 이들의 선호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변한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분석 결과 한강변인 반포 아파트의 조망권 가치가 강북보다 뒤처진다. 같은 한강 조망권이라고 하더라도 강남권의 '북향'이 강북의 '남향'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같은 단지에서 조망권이 좋은 최상층과 한강 조망이 어려운 저층 간 가격이 강북 한강변에선 40% 넘게까지 벌어지지만 강남에선 15% 정도에 불과하다.

한강에서 300m 가량 떨어진 광진구 자양동 광진 트라팰리스 169㎡ 28층 가격이 9억9200만원으로 최하층인 2층(6억9600만원)보다 42.5% 비쌌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124㎡ 56층은 18억4000만원인데 맨아래 2층은 14억7200만원으로 3억6800만원(25%) 낮다.
 
이에 반해 반포 한강변 단지들엔 층별 가격 차이에 '한강 프리미엄'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최하층과 30층이 넘는 고층간 15%가량의 가격 차이는 일반적인 층간 차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강에서 남쪽으로 300m 떨어진 아크로리버파크 129㎡ 34층이 22억800만원, 1층이 19억4400만원으로 13.6% 벌어진다. 분양업체가 2013년 분양 때 31층과 3층 분양가 차이를 20% 뒀는데 이번 공시가격 차이는 10%였다. 업체 측이 책정한 조망권 웃돈보다 훨씬 적게 평가된 것이다.

래미안퍼스트지 84㎡ 31층과 1층은 17.6% 차이났다. 각각 12억3200만원과 10억4800만원이다. 반포자이는 84㎡ 29층이 11억8400만원, 1층은 10억1600만원이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거실에서 남쪽으로 넓은 창문을 통해 한강을 내려다 보는 조망은 아파트 뒤편으로 보는 항강 조망과 차이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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