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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서 빠진 인천, 경기도 성남·판교 등 사각지대
직장인 강준호(45)씨는 3일 오후 서울 강남역을 지나다 분양 홍보업체 직원에게 붙잡혔다. 직원은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느냐. 좋은 물건을 소개해주겠다”며 김씨의 팔을 잡아끌었다. 직원이 안내하는 사무실로 따라갔더니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짓는 한 오피스텔 분양을 홍보하는 자리였다.

김씨는 “서울로 통근하기에 너무 멀다”며 손사래를 치며 나오려 했다. 하지만 직원은 “청라는 8·2 부동산 대책에서 빠져서 투자 상품으로도 괜찮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만큼 대출도 넉넉히 받을 수 있어 실투자금 3000만원만 있으면 된다”고 부추겼다.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8·2 대책의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정조준한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를 제외한 ‘무풍지대’로 청약 수요가 몰리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시기적으론 중도금 대출 등 금융규제, 청약 요건 강화 등이 9월 시행령 개정 이후 적용될 예정이라 그 전에 분양하는 아파트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재범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로 풀린 돈이 주식·부동산을 제외하고는 갈 곳을 잃었다. 부동산 수요자가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투자처를 찾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청라·송도의 경우 6·19 대책에서 지정한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된 데 이어 이번 대책에서도 빠졌다. 지난달 분양한 청라 한신더휴 아파트는 718가구 모집에 1만315명이 몰렸다. 14.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송도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아파트도 평균 7.3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인천은 규제 지역에 밀려 비인기 지역으로 꼽혔지만 8·2 대책에서도 제외된 만큼 상대적으로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기과열지구 규제 포화를 가까스로 피한 지방에선 대책 발표 직후에도 청약 수요가 몰렸다. 3일 청약 접수한 부산 서구 대신2차 푸르지오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 257.9대 1을 기록했다. 올들어 전국에서 두번 째 높은 경쟁률이다.

▲ 지난달 28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 개관한 대우건설 '대신2차 푸르지오'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부산 서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졌다. [대우건설]


"수요 큰 타격 받아 ‘풍선효과’ 제한적일 것"

이 아파트가 있는 부산 서구는 지난 6·19 대책에서 지정한 부산 조정대상지역 7곳(해운대구·연제구·동래구·부산진구·남구·수영구·기장군)에서 빠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산 서구는 지난달 분양한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가 평균 17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 지역”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전 반석동에서 청약 접수한 반석 더샵도 481가구 모집에 2만7764명이 몰려 평균 5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석 더샵이 들어설 반석동은 세종시와 접한 곳이다.

하지만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3중 규제로 묶인 세종시와 달리 규제 무풍지대다. 함영진 센터장은 “대전은 신규 공급이 많지 않은데다 규제 영향이 없어 반사이익을 봤다. 세종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수도권 분양 시장에선 6·19 대책에 이어 8·2 대책에서도 빠진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 김포·안양·수원 등이 주목된다. 경기도 성남 판교와 하남 신도시, 남양주·고양시도 분양 인기가 높지만 조정대상지역으로만 묶여 규제가 투기과열지구에 비해 약하다.

풍선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기과열지구 규제 강도가 세고 촘촘해 수요가 크게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시장 과열이 수도권이나 부산·세종 등 일부 지역으로 국한한 상황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큰 지방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도 적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집값 상승세를 주도한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재건축 시장과 다주택자, 갭 투자 수요가 골고루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2 대책을 발표하면서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투기과열지구 등을 지정해 즉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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