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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제한 강화, 채권입찰 도입될까
당첨만 되면 3억원. 로또 얘기가 아니다.

서울 강남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잇따라 ‘잭팟’이 터질 전망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억대'로 낮아 청약경쟁만 뚫으면 그만큼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를 잡으려는 정부 규제가 오히려 ‘판돈’을 키워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분양가 규제 역설’이다.

정부는 가격 규제의 긍정적 효과가 부작용보다 큰 것으로 보고 있어 가격 제한 방침을 바꿀 것 같지 않다. 분양가 규제의 명분은 집값 안정과 저렴한 주택 공급이다. 분양가 규제 역설의 해법이 없을까.

지난 1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6차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센트럴자이. 59~114㎡(이하 전용면적) 14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분양가를 3.3㎡당 4250만원에 결정했다. 당초 업계가 예상한 4600만~4700만원보다 350만~450만원 낮다. 이것만으로도 59㎡ 가격이 1억원, 84㎡는 1억5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 분양가가 10억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몰렸다. 주변 분양권 시세보다 저렴해 '억대'의 웃돈(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신반포자이 시세보다 최대 3억원 저렴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가격 차가 더 많이 난다. 인근에 앞서 지난해 1월 3.3㎡당 4290만원에 분양돼 현재 공사 중인 신반포자이(옛 반포한양) 84㎡의 분양권이 지난달 최고 18억4000여만원에 거래됐다. 신반포센트럴자이 84㎡의 최고 분양가가 15억5000여만원이다. 3억원이나 싸다.

오는 8일 강남구 개포시영을 재건축하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가 입주자 모집공고를 발표하고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분양가는 지난해 8월 분양된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단지(디에이치아너힐즈, 분양가 3.3㎡당 평균 4140만원)와 비슷한 3.3㎡당 4200만원대로 예상된다. 

당시 14억6000여만원에 분양된 84㎡가 지난 7월 1억7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어 16억3000여만원에 거래됐다. 106㎡도 2억원 정도 올랐다.

신반포센트럴자이와 래미안강남포레스트에 불리한 점은 있다.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신반포센트럴자이는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한해 분양가의 40%를 대출 보증해주기로 했지만 당첨자는 상당한 금액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   

주변 기존 아파트값과 비교해도 신반포센트럴자이와 래미안강남포레스트의 분양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는 셈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개포동 아파트값은 13% 올랐고 반포동은 지난해 6월 대비 23% 뛰었다. 

사업성에 민감한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가를 올리지 않는 것은 정부의 분양가 규제 영향이다. 조합 입장에선 일반 분양가가 오를수록 조합원 사업비 부담이 줄어 유리하다.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앞선 가격보다 10% 넘게 오른 분양가에 대해 분양보증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8·2부동산대책에서 재건축 등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키로 했다.

조합들은 이란 판국에 기존보다 분양가를 올려 ‘정’을 맞고 싶지 않은 것이다.  

분양가 낮아지면 청약과열은 심해져

정부가 분양가에 민감한 이유는 분양가의 주변 집값 자극 때문이다. 분양가는 기준 가격 설정 역할을 해 분양가가 비싸면 주변 집값이 오르게 된다.

실제로 2007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쏟아져 나온 수도권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가 뛰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분양가가 앞서 분양된 인근 단지보다 당초 20%가량 오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일대 아파트값이 치솟았다.  


분양가 규제가 가격 상승 연쇄 반응을 억제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작용이 만만찮다.

분양가와 주변 시세 간의 차액으로 형성되는 웃돈(프리미엄)을 노리고 청약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말하는 투기인 가수요가 대거 청약에 나서게 된다. 집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웃돈으로 돈을 벌려는 수요다. 

이 때문에 신반포센트럴자이는 긴 전매제한 기간과 대출 규제 등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1일 견본주택 문을 연 이후 주말까지 2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 ‘땡빚’을 내서라도 청약하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강도 높은 정부 규제에도 강남권 청약열기가 식지 않으면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상한제 시행하면 강남 분양가 크게 떨어질 듯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타깃으로 상한제를 시행하면 분양가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상한제에 따라서는 건축비와 토지비 이내에서 분양가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입주자모집공고 상 건축비가 3.3㎡당 1500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상한제로는 3.3㎡당 700만원 선이다. 강남권 분양가가 3.3㎡당 800만원가량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4000만원대 초반까지 올라온 분양가가 3000만원대 중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 상한제가 청약경쟁에 불을 붙일 것은 분명하다. 


청약과열을 식히기 위한 정부 카드는 전매제한 강화다. 분양계약 후 바로 팔지 못하게 일정 기간 전매를 제한하는 것은 웃돈 리스크를 키우려는 목적이다. 당첨을 투자로 보면 투자 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전매 제한 기간이 길수록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현금화할 수 기회가 제약돼 투자 리스크가 커진다. 대출이 있으면 상당한 대출이자부담도 각오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85㎡ 이하에 전매 제한 기간을 최장 10년까지 두기도 했다. 

현재 강남권 아파트에는 가장 긴 전매제한 기간이 적용되고 있다. 입주 후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 팔 수 없다. 

강남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린다면 입주 후 2년을 합쳐 5년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매제한 10년에도 청약돌풍 불어
 
하지만 전매제한 강화로도 청약경쟁률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2006년 분양된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인데도 ‘청약돌풍’을 일으켰다. 판교 전매제한은 그 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중간에 풀렸다. 

전매제한 기간보다 ‘웃돈 규모’가 청약경쟁률에 더 크게 작용한다. 과거 학습효과로 긴 전매제한 기간에 대한 불신도 있다. 

당첨자가 챙기는 웃돈 기대를 꺾는 방법으로 노무현 정부 때 판교 등에 쓰였던 채권입찰제가 있다. 주변 시세와 분양가 간의 시세차익 일부를 채권으로 정부가 회수하는 방식이다. 당첨자의 개발이익을 일부 환수하는 장치다.
 
당시 채권입찰제는 85㎡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주변 시세의 90% 이하에서 청약자가 써낸 채권매입액 순서대로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었다. 주변 시세가 1000만원이고 분양가가 600만원이면 채권매입액은 300만원 이하였다. 85㎡ 이하는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채권입찰제를 실시하지 않았다.

채권입찰제 다시 도입될까

채권입찰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도입돼 2013년 5월 청약규제 완화와 함께 폐지됐다.

주택 소형화 추세에 따라 85㎡ 초과 물량이 줄고 분양물량 대부분을 85㎡ 이하가 차지하기 때문에 85㎡ 초과만의 채권입찰제는 청약경쟁률을 낮추는 데 역부족으로 예상된다.

전매제한 강화와 채권입찰제를 모두 동원한다면 85㎡ 이하의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85㎡ 초과에는 입찰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분양가 규제 못지 않게 규제의 역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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