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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대림산업 전통 강자 주춤
강남 재건축 수주전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삼성물산·GS건설·대림산업이 전통의 수주 강자였다면 최근 현대건설·롯데건설·대우건설이 신흥 강자로 부상하면서 지도가 재편되는 추세다.
 
‘래미안’ 브랜드 수요층이 탄탄한 삼성물산은 과거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등을 앞세워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엔 신규 수주를 자제하는 추세다. 올해는 수주전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아 철수설까지 시달렸다. ‘e편한세상’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Acro)’를 통해 한강 변 중심 재건축 수주에 강세를 보였던 대림산업도 상대적으로 잠잠하다.
 
두 회사의 빈자리를 채운 건 공격적으로 수주에 뛰어든 GS건설이다. ‘자이’ 브랜드를 앞세운 GS건설은 2015년 한 해 동안 8조원 넘는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2조4000억원, 올해 들어서도 이달까지 2조4000억원을 신규 수주했다. 올해 들어서도 방배13구역, 한신4지구 같은 알짜 수주전에서 승전보를 올렸다.
 
거침없는 GS건설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은 건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2000년대 초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해 브랜드와 회사 자금 사정을 따지는 조합원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다. 당시 수주를 많이 못 한 설움이 있다.

하지만 역대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지난달 GS를 제치고 시공권을 따내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덕분에 올해만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올리며 1위 자리에 올랐다. 

기존 푸르지오 대신 강남에서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앞세운 대우건설도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역시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과거 워크아웃 과정에서 수주 가뭄에 시달렸던 회사다. 그런데 올해 2조6000억원 규모 수주 실적을 올리며 급부상했다.

▲ 49층 재건축안을 고집해온 강남구 은마아파트가 35층안을 수용했다.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뉴스1]

 
이사비·선물 제공, 혼탁 부작용도

현대건설에 이어 실적 2위다. 지난 3월엔 준(準)강남권으로 꼽히는 ‘과천주공 1단지’ 수주전에서 현대건설·GS건설을 따돌리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달엔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롯데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낙점됐다.
 
롯데건설도 올해 공격적인 수주 행보로 1조8000억원이 넘는 일감을 확보했다. 그룹 숙원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집중하다보니 수주전에 소홀하다 최근 들어 공격적인 수주로 전환했다. 지난달 신반포 13차 수주전에선 효성건설을, 최근엔 잠실 미성·크로바 수주전에서 GS건설을 제치고 일감을 따냈다.
 
올해 남은 수주 격전지로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 등이 꼽힌다. 반포1단지 3주구는 1·2·4주구 수주전에 가렸지만 교통 요지에 있어 건설사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12월 열릴 예정이다.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GS건설·롯데건설·두산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육 특구’ 대치 쌍용2차도 다음달 초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35층 재건축안을 사실상 확정해 속도를 내고 있는 대치 은마아파트는 시공사 선정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5905가구 대규모 재건축을 계획한 만큼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과열된 수주전은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파트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1970~80년대 지은 빽빽한 고층 ‘성냥갑 아파트’는 2000년대 후반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주차장을 지하화해 지상 공원으로 꾸민 2세대 아파트로 진화했다. 최근 재건축 아파트는 한강을 바라보며 수영하는 ‘인피니티 풀’, 아파트 최상층을 연결한 ‘스카이 브릿지’, 오페라하우스와 실내 아이스링크·워터파크 같은 하드웨어는 물론 호텔급 서비스같은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3세대 아파트로 거듭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주 과정에서 불거진 혼탁상은 숙제로 남았다. 고가 선물·식사 제공에 ‘7000만원 이사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수주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난 건설사의 시공권을 박탈하고 입찰에서 배제시키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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