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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집 마련 실수요자, 내년 대출 규제 전 '청약 막차' 수요 몰려
지난 28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마련한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 입구에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입장까지 2시간 넘게 걸릴 정도였다. 견본주택 안은 평면·마감재를 살펴보는 인파로 북적였다. 분양 상담석은 오후 들어 대기 번호표가 부족할 정도였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평일인 27일 개관 첫날 1만2000명이 다녀가는 등 주말 3일 동안 4만2000여 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4층 41개 동 전용면적 59~114㎡ 4066가구로 짓는 매머드급 단지다. 1397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으로 풀렸다. 올해 들어 서울서 공급한 아파트 중 최대 규모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346만원. 전용 59㎡의 경우 5억6000만~6억5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고덕 그라시움’은 지난해 3.3㎡당 2338만원에 분양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인근 분양가의 110% 이하로 제한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방침 때문에 분양가가 예상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덕 그라시움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달 최고 7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견본주택 방문객은 “고덕 그라시움에 1억원 가량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만큼 고덕 아르테온도 당첨만 되면 억대 시세차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7일은 ‘분양 데이’였다. 전국 24곳 견본주택이 문을 열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분양했다. 정부가 지난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이날 처음 문을 연 전국 견본주택에서 서울 등 인기단지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대거 몰렸다. 
 

▲ 지난 27일 개관한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에 방문객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3.3㎡당 2338만원)로 주목받은 아파트다. [현대건설]

 
"청약 양극화 심화할 것. 분위기 휩쓸리지 말고 분양가 따져봐야"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중랑구 면목동 면목3구역을 재건축해 공급한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엔 주말 3일간 3만2000여 명이 방문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노후주택 밀집지역에 1505가구 대단지를 분양한 점이 청약 열기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개관한 ‘문래 롯데캐슬’ 견본주택에도 주말새 1만2000여 명이 몰렸다.
 
강북 재개발 단지에도 실수요자 발길이 이어졌다. 대림산업·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견본주택에는 27일 개관 첫날 5000여 명이 다녀갔다. 주말에도 꾸준히 방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 아파트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1699만원으로 올해 서울에서 공급한 아파트 평균 분양가(3.3㎡당 2175만원)보다 낮은 편이다.

수도권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동원개발이 경기도 시흥 장현지구 B-7블록에서 분양한 ‘시흥시청역 동원로얄듀크’ 견본주택엔 주말새 방문객 3만1000명이 운집했다. 방문객 주부 김모(45)씨는 “내년부터 대출이 더 강화된다고 해서 마음이 조급해 청약하려고 나왔다"며 "당첨이 돼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금리가 또 오른대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SK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공급한 주상복합 ’송도 SK뷰 센트럴‘ 견본주택도 개관 첫날 7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인기를 끌었다. SK건설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의 30∼40대 젊은 부부가 많았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호반건설이 광주 동구 계림8구역에 짓는 ‘광주 그랜드센트럴’ 견본주택에 26일부터 4일간 2만5000명이 다녀갔다. 동구에서 진행하는 첫 도시정비사업 단지로 주목받았다. 방문객 이모(36)씨는 “동구는 신규 분양이 적고 노후한 지역인데 재개발이 시작돼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 수요를 죄고 있지만 서울 등은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 내집 마련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부가 바로 직전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내년 1월부터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하고 하반기 중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도입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한 점이 청약 열기에 영향을 미쳤다.
 
신 DTI는 기존 DTI보다 소득을 상세하게 평가하고 원리금을 계산할 때 기존 대출의 원금상환액까지 합산한다. 이를 적용하면 다주택자의 대출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시 등에선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가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아지고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HUG를 통한 고분양가 규제가 유지되고 내년부터 실수요자조차 중도금 대출이 까다로워질 수 있는 만큼 규제 적용 전인 올해 안에 청약 ‘막차’를 타려는 실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도 내년 대출규제 강화를 앞두고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가 명확한 만큼 대출 한도를 채워 받고자 하는 실수요자가 올 연말 아파트 청약을 서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월엔 전국에서 올들어 월간 기준 최대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1월 전국 분양예정 아파트는 90개 단지 4만8870가구(주상복합 포함, 조합원 분양 물량 및 임대아파트 제외)다. 지난해 11월 분양물량(2만8561가구)보다 71% 늘었다. 

지역별 분양 물량은 ▶수도권 48개 단지 2만6509가구(전년동기 대비 118% 증가) ▶5대 광역시 20개 단지 1만286가구(126% 증가) ▶지방 22개 단지 1만2075가구(2% 증가)다. 서울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 가렸던 강북·강서, 신길뉴타운에서, 수도권은 동탄2신도시, 영종신도시, 김포 풍무지구 등에서 대거 분양에 들어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인기지역에 청약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대거 풀린 지방 아파트는 미분양되는 등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8·2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한 수도권 분양시장 온기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교통·학군·편의시설·발전가능성 뿐 아니라 분양가가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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