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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규제 안받고
지난 10일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속초 자이’ 견본주택에는 이른 아침부터 100m가 넘는 줄이 늘어섰다.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이날 하루만 6000여명을 포함해 주말까지 3일 간 3만여명이 다녀갔다.
 
높은 관심 끝에 16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선 641가구 모집에 1만2337명이 몰려 평균 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욱현(45)씨는 "평창올림픽 때문에 강원도에 관심을 갖게됐다. 8·2 부동산 대책을 적용받지 않아 대출을 넉넉히 받을 수 있고 당첨되면 바로 전매할 수 있어 청약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강원도의 힘’이 거세다. 2월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강원도 곳곳에서 개발 호재가 가시화하면서다. 수도권과 비교해 부동산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데다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아 미래 가치가 높다는 전망이 나오자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원주-춘천 등 영서 지역 대신 속초-양양-동해-삼척을 잇는 영동 지역 ‘동해안 라인’의 재발견이다. 특히 단점으로 지목됐던 열악한 교통여건이 속속 나아지고 있다. 지난 6월엔 서울-양양고속도로(150.2㎞) 마지막 구간인 동홍천~양양(71.7㎞) 구간이 약 9년 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통했다. 새 도로는 서울과 속초·고성·양양 등 영동 북부를 최소 1시간 30분대에 연결한다. 이전보다 40분 가량 단축됐다. 
  
KTX도 뚫린다. 서울~강릉을 잇는 KTX 경강선(222.7㎞)이 다음달 개통한다. 기존 6시간 가량 걸리던 운행시간이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1시간 26분, 인천공항에서 강릉역까지 2시간 12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향후 호재도 있다. 인천~광명~판교~원주~강릉을 잇는 동서 철도망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여주~원주선부터 2019년 착공에 들어간다. 강릉 주민 백기범(35)씨는 "서울에서 퇴근 후 강릉에서 회 한 접시 먹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말까지 나온다. 범 수도권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특수 계속되기 어려워

교통이 나아지면 영동의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관광 수요가 늘어난다. 동해안엔 최근 서핑족을 비롯한 레포츠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영동 지역은 제주도 못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갖췄지만 집값은 제주보다 훨씬 저렴하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릉시 아파트값은 11월 기준 3.3㎡당 590만원 수준이다. 동해시 495만원, 양양군 574만원 등이다. 반면 제주시는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1313만원, 서귀포시는 1046만원 수준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최근 롯데리조트가 개장한 속초 등은 관광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세컨드 하우스(레저용 주택) 입지로도 좋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이라 규제 폭탄을 맞은 수도권을 잇는 투자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미래 기대치를 반영한 최근 분양 실적이 화려하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강원도에서 분양한 13개 단지 중 10곳이 1순위 청약 마감됐다. 속초 자이는 속초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역대 최다 청약 건수를 기록했다.

속초 자이와 같은 날 견본주택을 연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한양수자인 양양’ 견본주택에도 1만5000여명이 몰렸다. 올 3월 ‘속초 서희스타힐스 더베이’ 청약은 평균 2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속초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역 주민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최근 외지인 관심까지 커졌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다 보니 서울을 포함한 외지에서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가치를 나타내는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속초 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근 3억94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약 2억6000만원)에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본지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11월 14일~이달 13일까지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톱10’을 분석했더니 강원 속초(7.38%)가 1위로 나타났다. 강원 동해(6.95%)·강릉(6.25%)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전국(0.99%)은 물론 서울(3.73%)보다 상승률이 월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꾸준하게 이어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단발성 호재인 평창올림픽 특수를 앞두고 투기 수요가 부동산 과열을 부추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경고등도 울리고 있다.

조명호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강원도 신규 주택 인·허가 물량이 지난해 2만9500가구에 달해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 전체 주택 대비 빈집 비율은 10.4%로 전국 평균(6.5%)을 크게 웃돈다"고 지적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주된 가격 상승 요인이 평창올림픽 호재라 이후 시장을 이끌어갈 수요가 마땅치 않다. 수도권 같이 장기간 고정 수요가 유입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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