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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아이파크 펜트하우스…반포·압구정·한남동 30억 이상 거래 증가
국내 고가 아파트의 대명사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면적 136㎡(분양면적 268㎡·옛 81평) 복층형 펜트하우스가 지난 8월 105억3000만원(30~31층)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5억8752만원)의 18배, 강남구 평균 아파트값(11억6305만원)의 9배 수준이다. 이 금액은 올해는 물론 역대 최고 아파트 거래가격으로 기록됐다. 3.3㎡당 가격은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이전에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82억원에 거래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4㎡(3층) 물건이었다. 
 
삼성동 아이파크는 올해 들어 30억원 이상 매매가 18건으로, 지난해 거래량(11건)을 훌쩍 넘어섰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자산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거래가 꽤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여파로 주택 거래가 대체로 줄었지만, 3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는 '약발'이 통하지 않고 있다. 서울 반포·압구정·삼성·한남동 같은 부촌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거래가 늘었고, 집값도 오름세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고가 주택 매입을 의뢰하는 건수가 지난해보다 늘었다"며 "주택 경기와 상관없이 여윳돈이 있는 자산가들이 고가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 아이파크 아파트 전경.


20일 본지가 국토교통부·서울시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지난해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올해 들어 3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모두 276건이었다. 지난해 연간 거래량(232건)을 이미 넘어섰다. 아파트 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 후 60일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이뤄진 계약은 더 많을 전망이다. 
 
올해 거래된 고가 아파트는 대부분 서울에서 나왔다. 구별로는 용산구가 103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89건)·서초구(71건)·성동구(8건)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단지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이었다. 올해 103건이 30억원 이상에 팔렸다. 지난해(123건)보다는 다소 줄었다. 2009년 임대로 공급됐던 물량이 지난해 4월 분양 전환하면서 거래가 많이 이뤄진 영향이다. 지난 6월 전용 244㎡는 78억원에 팔렸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는 올해 26가구가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보다 거래 건수가 6건 늘었다.  
 
지방에서 거래가격이 30억원을 넘긴 곳은 부산(3건)이 유일했다.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22㎡가 지난 10월 35억34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30억원 이상 거래가 지난해 1건도 없었지만, 올해는 3건 이뤄졌다.   
 

▲ 한남더힐 전경.

 
"자산가, 현금 많아 규제 신경 안 써"

수요가 늘자 몸값도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가 아파트(시가총액 기준) 50개 단지의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12.5%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4.7%)의 2배가 넘는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98㎡는 지난 10월 37억원(9층)에 거래됐다. 지난 4월 같은 면적·층수 아파트가 30억원에 팔린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만에 7억원 오른 셈이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고가 아파트 수요가 늘고 있다. 역대 최고 분양가(3.3㎡당 평균 4750만원)로 지난 8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분양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대표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특별공급 제외) 277가구 중 분양가 30억원이 넘는 198~273㎡ 74가구 모집에 93명이 청약했다.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일단 '희소가치'를 꼽는다. 고가 주택은 공급량이 한정돼 있고 분양 물량이 확 늘어날 가능성도 작다. 익명을 원한 서울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는 그 자체로 희소성이 높아 '끼리끼리 문화'를 추구하는 부유층의 입맛에도 맞아떨어진다"고 귀띔했다.
 
집값 상승 흐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가격이 오르면서 30억원 넘는 고가 아파트가 지난해보다 많아졌고, 자산가의 자금 여력도 나아지면서 거래가 늘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많이 오르고 고소득층이 늘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지던 고가 주택이 대중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자산가들은 대출·세금 규제나 금리 인상 같은 악재를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주요 수요층이 보유 현금이 풍부한 계층이라, 물건만 마음에 들면 규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전경.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박상언 대표는 "고가 아파트는 기업 CEO(최고경영자)나 연예인,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등의 수요가 꾸준해 거래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억~40억원대는 상대적으로 거래가 잘 되겠지만, 그 이상의 경우 가격이 비쌀수록 거래가 더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아파트 '100억원 시대'가 열렸지만, 이런 단지가 계속 나오기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많다.

일단 단독주택을 제외한 아파트 중에선 해당 가구 수가 적다. 수요층도 극소수의 '수퍼리치'(초고소득자)로 제한적이다. 업계는 자산이 최소 500억원 이상이어야 이런 주택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남수 팀장은 "가격이 원체 비싸고 해당 물량을 소화할 자산가가 드물어 100억원대 아파트 거래가 계속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 매입 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이 비싼 만큼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투자보다는 실거주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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