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전세대출로 서울서 구할 수 있는 아파트 6%뿐

신성식.이에스더.김민상.서유진.황수연 2016. 1. 19.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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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000만 지키자] 연중기획 <2부> 주거 지원이 답 ① 집 없어 결혼 못 한다작년 전·월세 실거래가 85만 건 분석수도권 1억7000만원 집까지 가능서초 0.2%, 성동·동작 1%도 안 돼서울선 노원구가 22%로 가장 높아

지난해 12월 10일 정부가 확정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계획(2016~2020년)의 핵심은 결혼 지원이다.

이를 위해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대출) 한도를 수도권은 1억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비수도권은 8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그렇다면 이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주택은 얼마나 될까.
본지가 지난해 1~11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전·월세 실거래 가격 자료 85만3622건을 분석한 결과 버팀목 대출금으로 구할 수 있는 서울 지역 아파트는 6%(7125개)에 불과했다.

이번 분석은 젊은 부부가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자신들의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집이 지역별로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취지다.
서울의 경우 구별 편차가 심하다.

서초구의 경우 0.2%밖에 안 된다. 방배동 S아파트 등 12개 아파트(전체 거래 아파트는 7766개)가 해당한다.

성동·동작·광진구도 1%가 안된다.

강남구는 4.2%이다. 대부분이 개포동 주공아파트다. 버팀목 대출로 구할 만한 전세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노원구는 22%로 가장 많은 지역이다.

버팀목 대출은 1억2000만원(수도권) 한도내에서 전셋값의 70%까지 대출한다. 이자가 최저 1.5%로 시중은행의 절반이 안된다.

한도인 1억2000만원(비수도권은 9000만원)에 해당하는 전셋값이 1억7000만원(비수도권은 1억2800만원) 이어서 이 금액을 기준으로 삼았다.
본지는 전셋값 1억7000만원 이하 주택을 분석 대상으로 하되 이 가운데 전용면적 36~85㎡만을 골랐다.

36㎡는 방 2개 행복주택, 85㎡는 국민주택 규모를 말한다.

버팀목 대출 제도는 반전세의 경우 보증금만 기준으로 삼는다. 월세 금액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본지 분석에서 버팀목 대출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 아파트의 상당수는 월세를 끼고 있어서 신혼부부가 선택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 서대문구 전용면적 84㎡짜리 벽산아파트는 전세 1억7000만원에 거래돼 버팀목 대출 대상 주택에 들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 상황이 달랐다.

전세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최근 몇 달 사이에 전세가 올랐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박모(50·여)씨는 “현재 전세는 없고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75만원에 나온 물건 하나가 있다”며 “전세가 귀할뿐더러 계속 올라 싼 물건도 2억원을 넘겼다”고 말했다.

큰 신도시가 많이 들어서는 경기도·인천은 서울보다 사정이 낫긴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데는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성남은 버팀목 대출이 가능한 아파트가 5.4%에 지나지 않는다. 용인(7.1%)·의왕(8.7%)·과천(10.5%)·안양(12.5%)도 마찬가지다.

해가 바뀌면서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 GS아파트 59㎡는 지난해까지 전세가 1억6500만원으로 버팀목 대출 대상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공인중개사 장모(57)씨는 “현재 전세 시세는 2억원이지만 매물이 하나도 없다”며 “거래 가능한 매물은 3억원대 후반에 나온 것뿐”이라고 말했다.

지방 대도시도 사정이 좋지 않은 편이다.

대구시의 버팀목 대출 가능 아파트는 12%, 부산은 12.4%로 타 지역에 비해 낮다. 단독·연립·다가구·다세대 주택으로 넓혀도 서울 주택의 26.5%(6만8130곳)만이 버팀목 대출 대상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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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에서 5만4949쌍(초혼 기준)이 결혼했다.

이들은 저렴한 주택을 놓고 독신자나 신혼이 아닌 가정과 경쟁해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림 부연구위원은 “젊은 세대가 자기 힘으로 구할 수 있는 신혼집이 줄수록 결혼을 미뤄 저출산이 심화된다” 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이에스더·김민상·서유진·황수연· 정종훈·노진호 기자, 김준승(동국대 신문방송4)·서혜미(세명대 저널리즘2) 인턴기자 ssshin@joongang.co.kr
공동 취재=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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