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내 집은 내가 꾸민다, '셀프 인테리어' 열풍

입력 2016. 1. 19. 20:50 수정 2016. 1. 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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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주말 열린 인테리어 박람회 모습입니다.

요즘 적은 돈으로 집 꾸미기 하는 분들 많다는데요.

◀ 앵커 ▶

뉴스데스크 스튜디오도 조명만 살짝 바꿨는데요, 분위기가 확 달라 보이죠.

집 꾸미기 열풍, 오늘 [앵커의 눈]에서 이유와 트렌드, 알뜰한 팁까지 알려드립니다.

먼저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백화점.

고층 한쪽, 손님 발길 뜸한 자리가 보통이었던 '리빙' 상품이 두 개 층에 걸쳐 전면 배치됐습니다.

컵과 접시 등 주방용품부터 베개와 이불 같은 침구까지.

집 거실이나 침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진열 방식으로 관심을 끕니다.

[최유미·최인욱]
"계절마다 좀 다른 색깔이나 파스텔톤 이렇게 선택해서 하면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아요."

가구업체들도 리빙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집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대형 전시장에 생활소품 매장만 한 개 층을 따로 뒀을 정도입니다.

[이다감]
"요즘에 북유럽 스타일이 인기잖아요. 그래서 그쪽으로 한번 알아볼까 하고 왔습니다."

인테리어의 일부였던 벽지, 페인트, 타일 등 자재 매장도 개인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한 장에 몇만 원씩 하는 고급 수제타일 매장에도 손님들이 몰립니다.

[황민욱/타일업체 과장]
"(예전엔) 인테리어 관련된 종사자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요즘에는 내부 마감재를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게 더 많아져서..."

◀ 앵커 ▶

인터넷이나 SNS에서 보셨을 텐데요.

우리 집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내 방 이렇게 꾸몄습니다 하고 공개한 사진들입니다.

사진을 공유하는 SNS에 '집'과 '방' 자를 붙여 '집스타그램' '방스타그램'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요즘 집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앵커 ▶

사적이고 소박한 공간이었던 내 집, 내 방.

왜 꾸미고 보여주는 걸까요.

한 대학의 트렌드 연구소는 "한국의 집구석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전미영/서울대 트렌드 분석센터 연구교수 ▶
"집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까지 투자하지 않는 게 인테리어였죠. 지금은 오히려 집을 현재 만족감을 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외부에서의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불안을 집안에서 풀고 싶어 하는..."

◀ 앵커 ▶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백화점의 '리빙' 부문 매출은 불황에도 쑥쑥 크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신장률이 두자릿수죠.

백화점 효자상품이 의식주 순서로 바뀐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1세대 의류, 2세대 먹거리였다면 지금은 집이라는 거죠.

◀ 앵커 ▶

과거에는 내 집 마련부터 하고 어떻게 꾸밀지를 고민하는 분들 많았지만 요즘은 이런 것도 있습니다.

전세나 월세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등장한 '셋집, 셋방 인테리어'인데요.

젊은층 중심이어서 무채색 위주의 '북유럽 스타일'이나, 파스텔 톤의 '로맨틱 스타일'이 많고요.

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분위기 내는 게 특징입니다.

실제 어떻게 하는지 국민주택규모의 집 꾸미기 비법을 김세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40년 넘은 아파트지만 내부는 새집처럼 깔끔합니다.

600만 명의 방문자를 자랑하는 인테리어 블로거 3년차 박정미 씨의 집입니다.

[박정미/인테리어 블로거]
"되게 재밌고 또 가격도 되게 저렴하고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분들이랑 같이 공유도 하고 자랑도 하고 싶고..."

벽에는 페인트를, 바닥엔 시트지를 직접 칠하고 붙였고 수납장과 의자, 출입문도 손수 만들었습니다.

시공업체의 예상견적은 2천만 원, 박 씨는 그 가격의 10분의 1 정도가 들었습니다.

[박정미/인테리어 블로거]
"기존에 있던 것에 조금 디자인을 더 얹는다든가 리폼을 해서 업사이클링(재활용)을 한다든가... 그런 식으로 하니까 재료비 부분도 많이 절감이 돼서..."

다양한 인테리어 사진에서 본 모습을 자신만의 소품으로 직접 꾸미는 게 유행입니다.

인터넷 등에서 본 제품의 구매처나 가격을 찾아 알려주는 스마트폰 어플도 등장했습니다.

[노대영/인테리어 어플 업체 운영]
"이제 집을 가진다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어려워진 시대이다 보니까... 전월세 (사는) 분들이 사용하시는 가구나 소품들을 놓고 배치하는 그런 서비스(가 확대됩니다)."

◀ 앵커 ▶

셀프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비결을 조금 더 살펴볼까요?

벽지와 조명, 소파 천갈이를 비교해 봤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거나 전문 인력을 쓰면 실크벽지 바꾸는 데 150만 원, 소파 천갈이에 60만 원, 또 천장 등을 간접조명으로 바꾸는 데 350만 원 정도 해서 600만 원가량 든다는데요.

그런데 셀프 인테리어를 하신 분들은 벽지 페인트에 50만 원, 소파는 전문매장을 발품 팔아 돌아다니면서 천갈이 비용보다도 싸게 삽니다.

조명은 전등을 없애고 스탠드로 간접조명 효과를 내서 총 150만 원에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 셀프 인테리어, 유념할 점이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조희선/신한대 교수, 인테리어 업체 대표]
"벽지의 훼손이라든가 안 그러면 등기구의 훼손들이 많은데요, 그것들이 입주 기간이 끝나고 나갔을 때 복구를 해야 되는 상태인 건지 아니면 그대로 둬도 되는 상태인 건지 꼭 계약서에 명시를 하는 게 좋습니다."

◀ 앵커 ▶

한 리서치 업체가 짚어낸 올해 핵심 트렌드.

'집의 재발견'이었다고 하죠.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돈 버는 수단이었던 집이 이제는 말뜻 그대로 내가 '사는' 공간이 된다는 건데요.

여러분의 집은 '사는 것'과 '사는 곳' 어느 쪽이십니까.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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