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협회, '분양권 전매' 자금 출처 조사 요구한 까닭

이민찬 2016. 10. 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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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관리·투기수요 억제책 필요성 주장
투기과열지구 지정 우려…"실수요층이 피해"
"집단대출보다 주택구입 외 대출 관리해야"

서울 강남 일대 전경(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한국주택협회는 20일 부동산 시장 과열의 진앙지인 서울 강남 재건축과 부산 해운대 등에서 이뤄지는 분양권 전매의 자금 출처를 조사하고 청약통장·분양권 불법거래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했다. 주택 사업을 하는 대형건설사들의 모임인 주택협회가 이 같은 규제를 제안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시장에 단기 투자 수요가 대거 몰려 양극화가 심화하고 실수요층의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까지 왔다고 업계도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거론되고 있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지나친 규제안을 정부가 내놓을 경우 시장 전반이 얼어붙고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어 주택협회가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협회는 이날 "가계부채 증가폭 확대와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으로 서민 실수요층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가계부채를 건전하게 관리하고 투기 수요 억제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전국적·일괄적 규제 강화 조치는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택협회는 과열 지역의 투기수요를 잡기 위해 분양권 거래 당사자의 금융거래내역 증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전매제한 기간에 웃돈을 받고 불법으로 분양권을 팔아넘기는 불법 거래의 처벌을 강화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한편, 실수요자들의 당첨 기회를 늘리는 방향으로 청약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의열 주택협회 정책실장은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전매제한 강화, 재당첨 제한 확대 등의 규제는 주택시장 소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커 실수요자의 피해와 부동산 가격 급락 등이 우려된다"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맞춤형 대책으로 홀로 내수를 견인해 온 주택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된 중도금 집단대출보다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주택협회의 생각이다. 집단대출은 연체율이 0.38%에 불과할 정도로 건전한 데다 집단대출 규제가 자칫 무주택자 등 실수요층의 주택 구입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실장은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공급 물량이 축소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집단대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집단대출은 실수요층에게 가장 중요한 주택구입 자금마련 방법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할 경우 주택구입 포기 등으로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 증가와 같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감축을 위해 집단대출을 바짝 조이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주택협회에 따르면 '8·25대책' 이후 분양에 나선 사업장 42곳 중 집단대출 은행을 찾은 곳은 8곳(19%)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시중은행과 협약을 체결한 건 3곳에 그친다. 나머진 2금융권에서 집단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럴 경우 금리가 0.7%포인트~1.4%포인트 높아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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