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대란' 우려에도 건설업계는 막판 '밀어내기' 분양 중

신현우 기자 2016. 10. 2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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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서울 시내 신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뉴스1

내년부터 2년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쏟아질 전망인 가운데 건설업체들이 막바지 '밀어내기 분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남아 있을 때 한 채라도 더 분양하겠다는 계산인데, 최근 정부의 규제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중도금집단대출과 보금자리론 등 '돈줄'을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업체들의 무분별한 분양은 오히려 더 큰 '부메랑'이 되어 올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아파트는 지나치게 많은데 살 돈도, 살 사람도 없는 '입주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서울·인천·부산 등 주요 지역의 다음 달 분양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의 경우 지난해 11월 3225가구에서 다음 달 5670가구로 7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인천은 1427가구에서 1925가구로, 세종은 1015가구에서 1905가구로 늘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지난해 11월 467가구이었던 분양물량이 1년만에 4085가구로 늘어 무려 10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이밖에도 △광주 226가구→820가구 △강원 2713가구→4152가구 △경남 2219가구→2345가구 △경북 2122가구→3430가구 △제주 0가구→285가구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분양이 늘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내년 경제 사정이 올해보다 더 안 좋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데 정부가 부동산 규제 카드까지 꺼내면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꺾일 수 있다"며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밀어내기 분양이 짧게는 연말까지,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가뜩이나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데 밀어내기 분양까지 더해질 경우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2017~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70만 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년 단기 입주물량으로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최대 규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시장의 불확실성, 정책의 불확실성 등의 문제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부터 입주물량 폭탄 우려가 큰데 추가적으로 물량이 몰리게 될 경우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우 기자 hwsh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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