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막힌 한국경제] 부동산·고령화..일본식 불황 징후인가

정연솔 기자 2016. 10. 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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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와이드 모닝벨

<앵커>
우리 경제는 일본의 성장 경로를 20년 차를 두고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과열 현상은 일본이 겪었던 장기 불황의 시작이었던 90년대 초와 흡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게다가 일본 장기침체의 주요 원인인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우리나라도 똑같이, 더 빠르게 겪고 있어 일본식 장기 저성장이 이미 시작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도에 정연솔 기잡니다.

<기자>
지난 주 문을 연 강북의 한 견본주택입니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내방객들이 몰렸습니다.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찾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도기녀 / 내방객: (투자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애들 데리고 다 왔어요. 이 아파트 여기에 들어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실제로 우리나라 가계는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가구가 갖고 있는 순자산 규모는 3억 6100여 억원인데 이 중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4%에 달했습니다.

[장의성 / 서울 영등포: 출해서 받아서 사고 나중에 갚아서 내집 만들면 되니까 주택을 담보로 해서 연금처럼 타는 제도도 있고 하니까 (부동산이) 좋은 것….]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도 부동산에 쏠려 있습니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5조3000억원이 주택담보대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창배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부동산이) 가계자산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또 가계 부채의 근본적 원인도 주택담보대출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실 한국 경제는 부동산 관련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요. 향후에 부동산 경기 향방에 따라서 한국경제는 소위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일본의 장기불황 역시 부동산 쏠림 현상이 단초가 됐습니다.

1995년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하면서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가고 부채가 늘어나자 일본 정부는 대출 옥죄기에 나섰습니다.

대출이 막히자 거품이 끼었던 부동산자산가치가 한꺼번에 꺼지면서 경기침체 장기화의 문을 열었습니다.

80년대 3% 후반대를 유지하던 경제성장률은 90대 들어서는 1%대 초반으로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부동산에 많이 묶여 있는 경제들 같은 경우 부동산 가격이 많이 폭락하면 상당히 좀 위험할 수 있어요. 그게 자산 유동화가 안된다면, 돈이 묶인다면 소비 내수 비중이 크게 올라가기 어려운 한계를 가진 것이죠.]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절벽' 현상도 일본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은 1996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했고 2008년부터는 전체 인구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2030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주택 가격이 급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김동원 / 고려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 출산율을 보면 (우리가) 전세계에서 네번째로 낮은 나라에요. 일본보다 우리가 저출산 문제가 지금도 낮습니다.일본은 90년, 2000년 초반은 세계 경제가 아주 좋았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반면에 우리는 대불황의 시기라고 하는 이런 와중에 고령화를 시작하고 있어요.]

과거 일본과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했을 때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빠른 상황에서 신축적 고용 정책을 통한 내수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SBSCNBC 정연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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