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켜보자"..'맞춤형 규제' 여부에 강남 부동산 숨고르기

김사무엘 기자 2016. 10.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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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손 보지 않고선 '백약이 무효' 지적도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저금리 손 보지 않고선 '백약이 무효' 지적도]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지금 시장 분위기가 한창 좋았는데 정부가 규제한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니까 당분간 지켜보자는 거죠. 이대로 유야무야 넘어가면 강남 집값은 금세 또 오를 겁니다."(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5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서울 강남권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정부가 '맞춤형 대책'을 내 놓을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시장도 다소 관망세에 접어든 양상이다.

특정 지역에 대한 규제는 검토한 적이 없다는 정부의 해명에도 현장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규제 시행 여부나 규제 강도에 따라 강남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예상이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강남 부동산 과열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저금리 기조를 손 보지 않고선 어떠한 부동산 대책이 나오더라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4일 잠실·개포동 등 강남권 공인중개소들은 정부의 '맞춤형 대책'에 관한 보도들이 나온 이후 "호가가 수천만원 떨어지고 문의도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잠실주공 5단지 내 한 공인중개소는 "최근 일주일 새 호가가 5000만원 가량 떨어진 급매물들이 다소 나왔다"며 "실제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지만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잠실주공 5단지는 최근 집값이 급등한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한 곳이다. 한강변에 최고 50층으로 재건축하는 계획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초부터 매매가가 수직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76.5㎡는 지난 3월 11억5000만~11억9000만원 수준이었지만 2달 뒤인 5월에는 2억원 이상 값이 뛰어 13억 중후반대에 실거래가가 형성됐다. 이달 초에는 2층 매물이 15억2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른 면적형 역시 같은 기간 평균 2억원 안팎으로 매매가가 올랐다.

잠실동의 K공인중개소는 "그 동안 매매가가 급격히 상승한 피로감이 있었는데 규제 얘기가 나오니 거래가 주춤한 것"이라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올해 개포주공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와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 일원동 현대(래미안 루체하임) 등 재건축 아파트들이 연이어 높은 경쟁률로 일반분양에 성공하면서 개포동은 강남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꼽혔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전매제한에서 풀린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권이 웃돈 1억원을 호가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거래가 잠잠한 상태다. 개포동의 S공인중개소는 "분양권 전매제한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섣불리 거래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어 일단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망세에도 불구 현장에서는 이 분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 놓는다. 개포동의 다른 공인중개소는 "지금 같은 불경기에 그나마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게 부동산인데 쉽게 손 댈 수 있겠나"라며 "수십년 간 지켜본 결과 아무리 규제를 가해도 결국 강남은 오르더라"고 말했다.

결국 금리를 올리지 않고서는 저금리 시대에 거의 유일한 투자처인 강남 부동산에 대한 규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강남 부동산 급등은 저금리로 생긴 현상인데 어떤 대책을 내 놓든 백약이 무효할 것"이라며 "무리한 지역별 맞춤형 대책은 풍선효과같은 부작용만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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