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0%'..법인 소유 임대주택 잘 나가네

정다슬 2017. 2. 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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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서비스 차별화로 인기
30일전에만 통보하면 중도퇴거 가능
전입신고·월세공제도..세입자 매료
구의 웰츠타워 수시 순찰로 보안강화
젠스타, 입주후 지금까지 빈집없이 운영
리마크빌 영등포 세탁·룸클리닝 대행
KT에스테이트, 4개월만에 계약 완료
△사진은 리츠(부동산 투자회사)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트윈시티 남산타워’ 오피스텔(임대주택) 단지 전경.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오모(51) 씨는 2년 전 한양대재단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인 서울 광진구 구의동 ‘KCC웰츠타워’ 오피스텔에 둥지를 틀었다. 직장은 여의도로 가까운 편은 아니지만 그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 오씨는 “법인이 집주인이다 보니 주거 환경이 깨끗하고 일 처리도 말끔하다”며 “월세도 비싼 편이 아니어서 계약을 연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집주인이 ‘법인’인 임대주택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임대차시장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임대차시장은 ‘개인’인 집주인과 역시 ‘개인’이 세입자 간의 거래가 주를 이뤘다. 그렇다 보니 엄연한 법적 계약인데도 집주인이 갑(甲), 세입자는 을(乙)이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법인이 공급·운영하는 임대주택에서는 세입자가 ‘고객’이 돼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실률 0%’의 기적

7일 서울 구의동 웰츠타워 입주 초기부터 2년간 임대 관리를 맡은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젠스타에 따르면 이 오피스텔은 2015년 1월 21일 첫 입주자를 받은 이후부터 398실 전체가 단 하루도 공실(빈 집) 없이 운영되고 있다. 임채욱 젠스타 전무는 “입주 초기 임차인의 62.6%가 계약 연장 및 재계약을 했고 전 임차인이 퇴거한 다음날 바로 후속 임차인이 입주했다”고 말했다.

리츠(부동산 투자회사)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트윈시티 남산타워’ 오피스텔 역시 2015년 4월 입주 이후 공실률 5~6% 수준의 안정된 임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실률 5~6%는 이사 시기가 엇갈려 생기는 자연공실률 수준으로 사실상 ‘완전 임대’ 상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KT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시장역 인근에 공급한 오피스텔 ‘리마크빌 영등포’(760실)는 입주자 모집 4개월 만에 임대차 계약을 완료했다.

◇중도 퇴거·월세공제는 기본…차별화된 서비스도 눈길

이처럼 법인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이 인기를 끄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법인은 대부분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철저하게 준수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의 경우 세입자가 개인 사정으로 계약기간 전 퇴거하려면 다른 세입자를 구해줘야 보증금을 돌려주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법인의 경우 계약기간이 끝나기 30일 전에만 통보하면 임차인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

‘오피스텔은 전입신고가 안된다’는 상식 역시 법인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통상 개인은 오피스텔을 사업용으로 등록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거나 1가구 2주택으로 중과세되는 것을 우려해 전입신고를 금지하는 조건을 내걸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법인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은 전입신고는 물론이고 월세 세액공제도 가능하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주거서비스도 세입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구의동 KCC웰츠타워는 1층에 안내데스크가 있고 경비원이 수시로 순찰을 돈다. 곳곳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대학생에게 큰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보안을 중요시하는 연예인 등도 상당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마크빌 영등포는 방문객 안내, 의류 세탁, 룸 클리닝 등 주거서비스는 물론 입주자 전용카드로 임대관리비 및 편의점·영화관·패밀리레스토랑·커피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당산동 N공인 관계자는 “다양한 수납공간에다 여유로운 주차 공간 등 주거 환경이 좋은 것도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동자동 ‘트윈시티 남산타워’ 역시 피트니스·라운지바 등 호텔급 서비스와 시설로 전문직 고소득층 직장인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4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는 KCC건설이 도시형 생활주택(293가구) 입주자를 모집하고, 6월에는 롯데건설이 금천구 독산동과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각각 임대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공급한다. 롯데자산개발도 내년 초 가산동에 임대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은행지점이 문이 닫게 되면서 생긴 유휴부지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어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대기업 등 법인이 공급·운영하는 임대주택 시장은 성숙기로 보면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수익성·사업 지속성이 얼마나 담보되느냐에 따라 시장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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