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생애 첫 집' 구한 사람 7명 중 1명 "물려받았다"

김범주 기자 2017. 2. 15. 10: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우리나라에 집이 몇백만 채가 있는데, "그중에 내 집 한 채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렵냐, 하늘에서 집 하나 뚝 안 떨어지나." 이런 생각까지 하는 젊은 분들 굉장히 많을 겁니다.

그래서 국가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첫 집을 내 힘 안 들이고 물려받은 경우가 얼마나 되나 이런 걸 조사해봤습니다.

부모가 살아생전에 물려주는 증여, 그리고 돌아가시고 나서 물려받는 상속, 이런 경우가 얼마였냐면, 전체의 첫 집을 구한 사람 일곱 명 중의 한 명 13.5%가 바로 이 상속과 증여로 얻은 거였습니다.

집값 비싼 서울만 놓고 보면 8%, 열두 명 중의 한 명꼴입니다. 또 집을 살 때 집에서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은 경우만 뚝 떼서 보면, 집값 절반을 부모한테 지원을 받았고, 전·월세도 80%를 부모가 해준 거로 조사가 됐습니다.

"아 부럽다." 이런 분들 많으실 텐데, 그런데 이걸 뒤집어 생각을 해보죠. 대부분은 이런 운 좋은 경우가 아니라는 겁니다. 자력갱생을 해야 되는 거죠.

일곱 명 중의 여섯 명, 대부분은 첫 집을 살 때, 어쨌거나 자기 힘으로 집을 구해야 되고, 부모도 저렇게 집값 절반을 뚝 떼서 내줄 수 있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되겠어요?

그런 점에서 갈수록 젊은 층이 "이 월급 모아서 언제 뭘 해보겠어?"하는 무기력감이 들 수 있다는 그런 자료입니다.

---

국토연구원이 그래서 이런 대안을 제시를 했냐면, 지금 정부 정책이 주로 저소득층 쪽에 임대주택 지어주거나 하는 거로 집중돼 있는데, 사회 갓 들어온 젊은 층들이 이렇게 무기력해지지 않게 첫 집 사는 것도 신경 쓸 때가 됐다. 그리고 그게 또 부모세대도 돕는 거다. 이런 얘기를 내놨습니다.

지금 현재는 젊은 층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라는 게 첫 집 살 때 은행보다 돈 조금 싸게 이자 빌릴 수 있는 것, 보금자리같이 경쟁률 아주 높아서 당첨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청약하는 정도밖에 없어서 이건 좀 약하지 않느냐, 부모들도 나중에 "이거라도 물려줘야지."하는 생각에 때문에 갖고 있는 집을 팔거나 연금으로 바꾸지도 못하고 끙끙댄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싼 집을 어떻게든 더 많이 지어서 공급을 하고, 이런 첫 집을 사는 젊은 층은 정부가 직접적으로 돈을 좀 쥐여주자, 심지어 철저한 자본주의 나라인 미국도 첫 집을 사는 경우에는 이런 제도들을 여러 가지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겁니다.

국토연구원 말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게 젊은 층과 그 부모 모두 이런 집 문제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하고, 결혼도 미루고, 애도 덜 낳고, 다 여기에 얽혀있단 말이죠.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파격적이고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대선이 코 앞인데, 대선주자들도 이 부분을 좀 고민을 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런 점에서 짧게, 어제(14일)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한 말을 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코너 단골손님이었는데, 한동안 활동이 뜸해서 최근엔 소개를 못 했었죠.

그런데 어제 국회에 나가서 "이제 부동산으로 엄청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정부가 부동산으로 돈 벌 사람들 벌라고 군불 때고 부채질했던 걸 생각하면, 그래서 젊은 층들 집 구하는 게 더 힘들어진 걸 생각을 하면 이제 와서 앞으로 집으로 돈 못 번다고 경제수장이 말 하는 게, 사람들한테 이게 어떻게 들릴지는 이제라도 생각을 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김범주 기자news4u@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