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입주 물량 몰렸는데 전세 세입자 '강동·광진' 웃고 '마포·종로' 울고

이승주 2017. 2. 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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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올 초 서울에서 나란히 입주 물량이 몰린 '강동·광진'과 '마포·종로' 전세 세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들 지역 전세 가격이 상반된 흐름을 보인 덕 또는 탓이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서울 자치구별 전세 가격 변동률에서 강동구와 광진구에서는 각각 0.52%, 0.01% 하락했으나 마포구와 종로구는 각각 0.37% 0.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상승률은 0.05%다.

이 기간 서울 시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강동·광진과 마포·종로 일대에 몰렸지만, 두 지역 전세 시장은 상반된 모습을 보인 셈이다.

강동·광진에서는 한 지역에 대규모로 물량이 집중된 반면, 마포·종로에서는 여러 지역에 분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동구는 지난달 고덕동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지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총 3658가구가 한꺼번에 입주를 시작했다. 대규모 물량이 고덕동 한 곳에 집중되면서 이 일대 전세 매물이 많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 시세를 보면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72㎡ 전세 가격은 지난해 12월 평균 4억8000만원에 나왔지만 두 달 만에 4억7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인근 '고덕동현대' 전세 가격도 떨어졌다. 전용 59㎡ 전셋값은 지난해 10월 평균 3억5000만원에서 이달 3억3500만원이 됐다.

고덕동과 지하철 5호선 고덕역을 끼고 마주한 명일동 전세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4억4250만원하던 '명일삼환' 전용 84㎡ 전세가격은 이달 4억750만원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광진구 전셋값도 주춤했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동금호베스트빌' 전용 59㎡ 전세가격은 4억4250만원에서 4억4000만원으로 다소 빠졌다.

이와 달리 마포·종로 일대에는 총 2596가구가 분산해 입주한다.

마포구에는 '서울가좌역' 행복주택 362가구, '아현아이파크' 497가구가 공급됐다. 종로구에는 교남동에 '경희궁자이1·2단지' 총 1737가구가 이달 중 입주를 시작한다.

강동구보다 입주 물량이 적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분산된 데다 이 중 한 단지는 이미 입주자가 정해진 행복주택이어서 강동구와 달리 입주 물량 증가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

마포구 아현동 '아현아이파크' 전용 59㎡는 두 달째 평균 4억8500만원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해 10월 5억5000만원에서 12월 5억3500만원으로 하락했지만, 이달 다시 5억5000만원을 회복했다.

입주 물량 증가에도 마포구 전체 3.3㎡당 전세가격은 지난 10월 1471만원에서 이달 1498만원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종로구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입주한 '경희궁 자이' 전세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가격이 올랐다. 종로구 3.3㎡당 전세가격은 지난해 10월 1194만원에서 꾸준히 올라 이달 1372만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반된 전세 가격 추이는 수요 영향도 컸다.

강동·광진 일대 전세 수요는 인근 위례신도시와 하남미사지구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이들 지역으로 분산됐다. 실제로 위례와 하남과 인접한 송파구에서도 지난해 역전세난을 보이는 등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했다.

반면 마포구와 종로구는 광화문과 서울역, 여의도 등 도심 출·퇴근자 전세 수요가 밀집한 지역이다. 이들은 도심 직주(직장·주거)근접성을 보고 모여든 만큼 가격이 비싸더라도 외곽으로 나가기보다 이 일대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마포·종로 지역은 강동·광진 일대와 달리 도심 직주근접성을 보고 모여든 출퇴근자들로 전세 수요가 풍부하다"며 "이에 전세 가격이 올라도 매물이 나오는 족족 소진되는 만큼 입주 물량이 늘어나도 이 일대 전셋값은 당분간 하락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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