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였는데 또 분양..동탄2신도시 '공급 폭탄' 터지나

김인경 입력 2017. 3. 24. 05:30 수정 2017. 3. 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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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동양 등 상반기 1200가구 분양
하반기도 1300가구..미분양 더 늘 수도
1월 미분양만 1600가구..한달새 7배↑
주택도시공사,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지난해 청약 열기를 내뿜었던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이 최근 들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동탄2신도시 전경. [사진 제공=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해 8월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2신도시 2차 동원로얄듀크’ 아파트(761가구)는 최고 청약경쟁률 55.8대 1을 기록하며 4일 만에 완판(100% 분양 계약)됐다. 석 달 후인 지난해 11월 같은 지역에서 청약을 받은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 역시 834가구 모집에 무려 6만 5900여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7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이처럼 지난해 수도권 신도시 청약 열풍을 이끈 곳은 동탄2신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심상치 않다. 청약률이 급락하고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권 전매 제한 시기가 입주 때까지 연장되면서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올해도 아파트 분양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라 공급 과잉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분양시장 ‘열풍’서 ‘냉풍’으로 급선회

지난 1월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동탄2신도시 아이파크’는 동탄2신도시 A99블록과 A100블록에서 각각 470가구와 501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0.39대 1에 그쳤고 2순위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달 중순 현재 이 아파트 70여가구가 아직까지 주인을 못 찾고 있다. 이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말 동탄2신도시가 속한 경기도 화성시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경기도 화성시의 미분양 물량은 1828가구로 지난해 12월(240가구)보다 7배 이상 급증했다. 신상윤 HUG 심사관리처 차장은 “지난 1월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 가구가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며 “5월까지 이 지역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 21~22일 현대산업개발이 동탄2신도시에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동탄 호수공원 아이파크’를 공급한 데 이어 24일에는 동원개발이 ‘동탄2신도시 3차 동원 로얄 듀크 비스타’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이 단지는 아파트 278가구(전용면적 84~94㎡)와 오피스텔 150실(전용 47㎡)로 이뤄졌다.

5월에는 대방건설이 동탄2신도시C-4구역에 주상복합단지 468가구를, 동양건설산업이 C-9구역에 주상복합단지 424가구를 각각 내놓는다. 10월에는 C-7 구역의 금성백조주택 ‘동탄 2신도시 예미지’ 498가구가, 11월에는 C-11구역에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945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1만 3156가구가, 내년에는 2만 112가구가 동탄2신도시에 새로 이삿짐을 푸는 데도 분양 일정은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급 과잉 ‘우려’ … “올해 분양 단지는 입지 좋아 인기 끌 것”

이 지역 부동산 공인중개소들은 올해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입지가 좋아 미분양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오히려 입지가 좋은 단지들에 청약 경쟁이 불붙으며 동탄2신도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동탄2신도시는 유명 골프장인 리베라CC를 기준으로 위(북동탄)와 아래(남동탄)로 나뉜다. 북동탄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고 수서발 고속열차(SRT)·광역급행철도(GTX·2021년 개통 예정)가 모두 지나는 동탄역과 가깝다. 게다가 유치원이나 학교, 병원, 상업시설 등도 잘 갖춰져 있다. 남동탄은 동탄2신도시의 핵심 지역인 동탄호수공원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북동탄의 선호도가 더 높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D공인 관계자는 “미분양이 났던 ‘동탄2아이파크’는 남동탄에서도 가장 아래로 치우친 곳에 있는 데다 분양가도 3.3㎡당 1100만원 수준으로 낮지 않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입지가 좋아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 아이파크가 들어서는 A99와 A100블록은 2015년 신안종합건설이 분양까지 나섰다가 사업을 접은 지역이다. 당시 신안종합건설은 ‘인스빌 리베라 3·4차’ 979가구를 분양했지만 청약통장을 사용한 이들은 106명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계약자가 단 2명에 불과하자 신안종합건설은 손해를 감수하고 아예 분양 자체를 철회했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 집값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의 역세권으로 불리는 청계동 아파트 매맷값은 3.3㎡당 1412만원으로 지난달(1432만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 지역 아파트 전셋값 역시 3.3㎡당 897만원으로 2월 900만원보다 내렸다. 청계동 S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많지 않은 가운데 호가를 낮춰 급매로 처분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어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분양이 예정된 단지들은 SRT 동탄역이나 상업지구와 가까워 무난히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당분간 매매 및 전세시장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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