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굳이 서두를 필요 있나" 느긋..첫 발 뗀 압구정 재건축

이동희 기자 2017. 3.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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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시장의 대어(大魚)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의 재건축 사업이 첫발을 뗐으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요건을 어렵게 충족했으나 세부적으로 주민들의 입장 차이가 여전해 사업 추진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압구정 아파트 주민들은 평균 45층 높이의 재건축을 원하고 있어 서울시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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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대아파트 등 주민동의율 50% 넘어서는 등 압구정 재건축 잰걸음
"층수 등 정책 여건 유리하게 바뀔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분위기"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주민동의율 50%는 넘겼지만 아직 재건축에 호의적이지 않은 소유주들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서울시가 층수를 규제하고 있고 초과이익환수제가 유예되지 않으면 세금 폭탄을 맞을 게 뻔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이곳 분위기입니다. 정책이 자신들에게 유리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분들이 많아요."(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재건축 시장의 대어(大魚)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의 재건축 사업이 첫발을 뗐으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요건을 어렵게 충족했으나 세부적으로 주민들의 입장 차이가 여전해 사업 추진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3구역은 최근 재건축 추진위 구성을 위한 주민동의율 50%를 돌파했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강남구청이 주민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12월5일부터 올해 2월3일까지 주민들에게 의견을 청취하는 등 주민동의 절차를 밟았다. 사업의 첫 단추인 추진위원회를 꾸리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자의 절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특별계획5구역(한양1·2차아파트) 등 일부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특별계획2구역(신현대), 특별계획3구역(구현대), 특별계획4구역(현대 8차, 한양3·4·6차) 등 대부분은 기한 내 주민동의율 50%를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강남구청은 주민동의 절차를 상시접수로 전환했고 최근에서야 3구역과 4구역의 동의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2구역은 아직 40%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2구역도 곧 주민동의율 5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재건축을 위한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28일 압구정동 중개업소를 돌아본 결과 주민동의율 50% 돌파 등 사업을 위한 첫 단추를 채웠으나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였다.

우선 정책 리스크가 크다는 게 중개업소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서울시의 '초고층 재건축 불허' 방침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 압구정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압구정지구 상당수가 10층 이상의 중층"이라며 "재건축시 35층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일반주거지역 내 최고층을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압구정 아파트 주민들은 평균 45층 높이의 재건축을 원하고 있어 서울시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8년 부활 예정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입장 차이가 있었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발생한 이익의 최대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것으로 현재 유예 중이다. 세금 폭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연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강남구청에 신청해야 한다. 환수제가 또 다시 유예되거나 폐지되지 않는 한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물리적으로 환수제를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서울시의 층수규제와 환수제 등 정책 리스크에 주민들의 입장 차이까지 여전해 사업이 빨리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압구정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압구정이 강남의 전통적인 부촌인데 집주인들을 보면 두 부류로 나뉜다"면서 "이 곳에 오랫동안 거주한 나이가 많으신 분들과 투자 목적으로 옮겨온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차피 환수제도 피하기 어려워 굳이 빠른 재건축을 원하지 않고 '시간이 내편이다'는 마음으로 기다리다보면 서울시 층수 규제가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반면 투자자들은 빠른 재건축을 원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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