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던 땅 금싸라기 사업장 만든 LH '주택리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 3. 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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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가 LH 토지 매입해 주택 건설.공급하는 방식
민간.공공 함께 성공가능

리츠가 LH 토지 매입해 주택 건설.공급하는 방식
민간.공공 함께 성공가능

지난달 28일 김포한강신도시의 '자이더빌리지' 단독주택 분양현장. 525가구를 모집하는 청약접수장에는 무려 1만7000여명이 몰리는 장관을 연출했고 나흘만에 전 세대 계약이 완료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곳이 6년 넘게 장기 미매각중이던 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주택개발리츠' 방식을 도입해 사업자를 유치했고 결국 청약경쟁률 평균 33대 1이라는 대박 사업장으로 이어졌다.

■장기미매각 토지 매각 성공한 '발상의 전환'

29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H의 블록형단독주택지 미매각 규모는 6627억원에 달했다. 블록형 단독주택지는 LH가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할때 해당 지구에서 가장 늦게 팔리고 주변이 활성화 된 마지막 단계에서나 입주가 이루어지는 곳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5년, 10년 이상 장기간 미매각 상태로 남아 LH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애물단지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에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김포 한강신도시 택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대당 대지지분이 평균 100평에 달해 고급 단독주택촌이나 빌라촌 정도로만 개발이 가능해 6년 넘게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발상의 전환이 커다란 성과로 이어져

상황을 뒤바꾼 것은 절박함에서 도출한 발상의 전환이다. 2015년부터 LH는 지역본부별 판매목표를 할당하고 각 부서장은 매년 CEO와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한다. 본부별 판매실적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장기미매각 토지의 판매결과는 성과급에 반영된다.

LH가 생각해 낸 것은 일반적인 단독주택이 아니라 유럽의 도시에서 볼 수 있듯 세로로 층을 높여 일렬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자투리땅을 없애 세대수를 늘리게 되고 이는 곧 관리비 부담 완화, 가구별 전용 마당, 주차장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세대당 100평의 대지지분을 50평으로 줄이는 토지리폼이 필요했고 유럽식 저층 단독주택의 사업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사업방식을 제시해야 했다. 민간과 공공이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주택개발리츠'였다.

■민간-공공 윈윈 사업방식, 주택개발리츠

주택개발리츠란 리츠가 LH 토지를 매입해 주택을 건설.공급하는 사업방식이다.

미분양시 LH가 약정가격으로 전량 인수를 하고 리츠를 통해 공사대금을 충당하기 때문에 건설사는 별도의 자금조달 부담이 없다. LH는 리츠에게 토지매각 대금을 받을 수 있어 판매실적이 올라가지만 미분양을 막기 위해 공사 품질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는 구조다.

LH 관계자는 "대중적이지 않은 저층주택 사업에 민간 사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사업리스크를 함께 분담하는 강력한 유인책으로 주택개발리츠 방식으로 사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동간 LH는 주택개발리츠 사업방식을 통해 8438억원에 달하는 장기 미매각 용지를 매각했다. 특히 테라스하우스 사업을 인천청라(646세대)와 남양주별내(307세대)에 추진해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다만 단독주택용지에 주택개발리츠와 같은 부동산금융 기법을 적용한 것은 이번 김포한강신도시가 첫번째다.

김휘년 LH 개발사업리츠부장은 "주택개발리츠를 접목한 블록형단독주택과 테라스하우스가 아파트 일변도의 획일적인 주거문화를 개선하고 수요자의 다양한 수요 트렌드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리폼 등 관계기관 협의.제도개선 필요

대부분의 신도시나 택지에 계획된 블록형 단독주택지는 세대당 대지지분이 평균 100평으로 토지값만으로도 주변 아파트의 시세에 육박한다. 이번에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 토지 역시 사정은 같았고 세대장 대지지분을 50평 정도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같은 토지 리폼을 위해서는 LH와 해당 지자체간 협의에 이어 주무부서 승인까지 필요하다. 또 세대수 증가에 따른 상하수도, 교통, 학교 등 기반시설 문제를 LH가 각각의 주무관청 및 교육청과 협의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LH 관계자는 "블록형 단독주택용지 토지리폼을 통한 사업 성공모델이 나온 만큼 토지공급 확대를 위해 주무관청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며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주거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을 위한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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