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교란' 적격대출 위기..내년부터 중단되나

입력 2017. 4. 26. 10:09 수정 2017. 4. 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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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적격대출이 하반기 월별 공급이 크게 줄어들 위기다.

26일 현재 주금공의 적격대출은 이미 4월 한도가 소진돼 주요 시중은행들은 5월 한도를 당겨 신규 취급을 진행 중이다.

적격대출과 함께 보금자리론 인기도 높아 주금공의 MBS 발행은 올 1분기에도 9조원에 달했다.

주금공의 한 관계자는 "적격대출 상품은 서민금융상품이 아니어서 한도가 소진됐다고 해서 추가적으로 예산을 배정해 대출 한도를 늘리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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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에 비정상적 저금리 혜택
시중 주담대 수요 ‘블랙홀’로
주금공, MBS 한도소진 ‘코앞’
나랏돈 투입 없인 지속 어려워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적격대출이 하반기 월별 공급이 크게 줄어들 위기다. 대출조건이 느슨한데다 금리는 일반은행에겐 불가능할 정도로 낮아 시중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서다. 주금공은 주택저당채권(MBS)를 통해 대출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데, 법정한도가 코 앞이다. 자칫 내년에는 중단 가능성까지 우려된다.

26일 현재 주금공의 적격대출은 이미 4월 한도가 소진돼 주요 시중은행들은 5월 한도를 당겨 신규 취급을 진행 중이다. 주금공은 적격 대출의 수요가 급증하자 기존에 석달 마다 정하던 은행권 한도를 매달 협의하고 있다. 그만큼 사정이 다급해졌다는 뜻이다.


적격대출 집행 실적은 1분기에만 3조3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가 상대적으로 나빴던 1월 4302억원에 불과하던 적격대출은 2월 1조1683억원으로 급증한 뒤, 3월에도 1조7649원이 공급됐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4월 공급량은 3월 공급액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주금공은 올해 적격대출의 한도를 지난해 보다 3조원 많은 21조원으로 책정했다. 강력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조기 소진될 공산이 크다.

적격대출은 소득 제한이 없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5억원까지 가능하다. 5억원 이하 주택에만 2억원 한도로 받을 수 있는 디딤돌 대출과 주택가격 6억원 이하에서 3억원 한도로 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론 보다 느슨하다. 2월말 기준 적격대출의 평균 대출금리(고정)는 연 3.32%였다. 민간 금융권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미국의 연준이 앞으로 수년간 기준금리를 올릴 기세여서 고정금리 상품 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금공의 MBS 발행 잔액은 지난해 말 98조원에 달한다. 적정 최고치로 삼는 자본대비 지급보증배수 40배를 넘어서 40.8배에 이른다. 대출 증가분을 감안할 때 올해 1분기 기준 지급보증배수는 43~44배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적격대출과 함께 보금자리론 인기도 높아 주금공의 MBS 발행은 올 1분기에도 9조원에 달했다. 1분기에도 주금공 정책 대출은 9조8000억원에 달한다. 1분기 대출은 보통 다음 분기에 MBS로 발행된다. 이르면 상반기 중 주금공의 법정 지급보증배수 한계 50배에 도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주금공이 정책대출을 늘리려면 자본을 늘리면 되지만 정부는 난색이다. 특히 적격대출은 서민금융상품이 아니어서 재정을 훼손해가며 늘릴 논리가 부족하다.

주금공의 한 관계자는 “적격대출 상품은 서민금융상품이 아니어서 한도가 소진됐다고 해서 추가적으로 예산을 배정해 대출 한도를 늘리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지금 상황이면 내년에도 적격대출을 지속할 수 있을 지 장담이 어렵다.

MBS 발행이 어려워지는 점도 문제다. 지속적으로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채권가격 하락을 우려한 기관투자자들의 MBS 인수 유인은 점차 약해지는 실정이다. 이 또한 향후 주금공 건전성에 상당한 부담을 줄 전망이다.

정부가 변동금리 대출이 급증할 때는 이를 방치하다 뒤늦게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려다 보니 시장까지 교란해가면서 과도한 부담을 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연내 중단사태를 막기 위해 분기별 한도관리를 월별로 전환한 것”이라며 “하반기 중단사태가 현실화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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