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건물주의 뒤늦은 후회.."임대료 10% 내려도 임차인 '싸늘'"

최문혁 기자 2017. 5. 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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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강남 압구정 로데오 상권 건물주들이 수년간 이어진 불황을 견디다 못해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강남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로데오 상권의 경우 최근 대기업들도 입점 후보지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변의 상당수 점포 임차인들이 재계약을 안 한다고 들었고, 임차 문의도 적어 임대료 조정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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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강남 압구정 로데오 상권 건물주들이 수년간 이어진 불황을 견디다 못해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로데오 상권 중심 거리에 있는 빈 점포에 임차인을 구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최문혁 기자

불황에도 불구하고 비싼 임대료 때문에 임차인들이 떠나며 상가 공실이 눈에 띄게 늘자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추며 뒤늦게 임차인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임대료가 비싼 수준인 데다, 한 번 무너진 상권이라 임차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권이었던 압구정 로데오 거리는 어느 새부터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지난 2012년 개통한 압구정로데오역(분당선) 공사 기간 좁아진 길 탓에 사람들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지 않은 상권 분위기에 상인들이 힘들어했지만, 건물주는 강남 중심 상권이라는 자존심에 쉽게 임대료를 낮춰주지 않았다. 상인이 힘들어 떠나도 임대료 조정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계약이 만료된 임차인들이 임대료 인하 제안을 뒤로하고 떠나고 있다.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한 점포가 늘면서 공실이 급증하고 있다.

빈 점포는 압구정 로데오 중심 거리인 압구정로50길부터 도산공원 인근인 도산대로40길까지 이어진다. 다니는 사람이 적어 한산하던 거리는 비어있는 1층 점포들 탓에 더 썰렁하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로데오 상권 일대 건물 1층에 빈 상가 점포들이 늘고 있다. /최문혁 기자

결국 콧대 높던 임대료도 꺾이기 시작했다. 부동산114 상권 임대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가 3.0% 하락한 가운데, 압구정 상권 임대료는 10.6%나 떨어졌다. 부동산114가 임대료 조사를 시작한 2011년부터 압구정 상권 임대료가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분기 임대료는 3.3㎡당 14만5000원으로 조사됐는데, 3년 전 임대료(3.3㎡당 13만5000원)와 비슷해졌다. 상권 침체에 따른 임대료 하락은 땅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사동 J공인 관계자는 “압구정 로데오와 도산공원 상권 1층 기준 중심 거리 임대료는 전용 3.3㎡당 30만~5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 건물주들이 10% 정도 내렸다”며 “로데오 중심 거리 땅값도 한때 3.3㎡당 최고 1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3.3㎡당 2000만~30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로데오 인근 1층 점포는 대부분 권리금이 없다. 의류매장 등 소매점 상황이 특히 좋지 않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최근 상권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기보다 그동안 힘들게 버티던 임차인들이 계약이 만료되자 재계약을 하지 않고 떠나는 것”이라며 “그나마 특색 있는 상점은 단골이 있어 위치에 상관없이 버티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상점은 유동인구가 워낙 적어 매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강남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로데오 상권의 경우 최근 대기업들도 입점 후보지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변의 상당수 점포 임차인들이 재계약을 안 한다고 들었고, 임차 문의도 적어 임대료 조정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임대료도 문제지만 특색 있는 아이디어로 (압구정) 상권을 살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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