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부동산 붕괴 유령이 재림..20년 전보다 심각"

신기림 기자 2017. 5. 2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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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제에 지난 1997년식 위기의 망령이 다시 떠돌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20년전 위기 당시 홍콩 집값이 2/3 이상 증발하고 경제가 장기 침체의 디플레이션에 빠졌는데, 그 때의 고통을 홍콩이 완전히 잊은 듯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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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일주일새 두 차례 '조치'.."전면위기 우려"
홍콩 거리. (사진출처=홍콩경제일보)© News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홍콩 경제에 지난 1997년식 위기의 망령이 다시 떠돌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20년전 위기 당시 홍콩 집값이 2/3 이상 증발하고 경제가 장기 침체의 디플레이션에 빠졌는데, 그 때의 고통을 홍콩이 완전히 잊은 듯하다는 지적이다.

홍콩의 집값은 현재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붐이 일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앞다퉈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상 최고의 대여료를 호가하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새로 지은 아파트를 사려고 길게 줄지어 선다. 지난번 붕괴 직전에 나타났던 바로 그 열풍이 재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급기야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통화청이 지난 금요일에 추가적인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일주일 사이에 두번째로 나온 조치다.

홍콩은 부동산시장 불안에 특히 취약하다. 방코빌바오 비즈카야 아르헨타리아(BBVA)의 시아 레 수석 이코모니스트는 "홍콩 가계의 자산이 부동산에 축적됐고 은행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기둥 중 하나"라며 부동산 붕괴가 은행에 전염돼 "전면적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본이 넘치는 홍콩 은행들은 넘쳐나는 모기지 수요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모기지 금리를 낮췄다. 홍콩 달러는 미국 달러에 고정(페그)됐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을 좇아 대출금리를 올릴 계획은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미국과 홍콩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홍콩 달러는 15개월 만에 최저로 밀리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외환전략가는 "홍콩 달러를 비관한다"며 "미 달러와 홍콩 달러 사이 금리 격차가 지속되고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내는 미국 달러를 좇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정부가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 실패하면서 중국 경제에서 일어나는 작은 리스크에도 홍콩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막대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최근 모기지 잔고가 급증한 것이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5년 동안 모기지대출 잔고는 30% 이상 급증했다. 모기지부채는 국내 총생산(GDP)의 47%를 차지해 부동산 폭락 직전이었던 지난 1997년 초보다 14%포인트나 더 높아졌다. 일인당 모기지대출 잔고는 20년전 위기때보다 129% 증가했다. HSBC의 모기지대출 우대금리 수준은 5%로 1997년에 비해 3.75%포인트 낮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다는 것은 가계의 재산이 그 만큼 많이 부동산에 묶여 있으며 다른 종류의 자산에는 저축을 덜 한다는 의미라고 라이언 램 상하이상업은행 리서치 대표는 말했다. 램 대표는 상황이 심각해지면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10~20%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올해 홍콩에서 주택이 5% 빠지면서 앞으로 수 년 동안 하락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 홍콩 정부의 재정수입부터 가계 재산, 소비자 신뢰까지 디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고 시아 BBVA 이코노미스트는 경고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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