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던 가든파이브, 8년 만에 하이파이브

최현주 2017. 5. 2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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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티몰 사전 개점, 고객 몰려
고분양가에 완공 후 유령상가 오명
아웃렛 입점하며 공실률 5% 수준
위례신도시 입주로 유동인구 급증
주변 소상공인과 상생 방식 주목
이달 26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문을 여는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25일 오후 찾은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는 평일인데도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정식 개장을 하루 앞둔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 영향이다. 사전 개점(프리 오픈)한 24~25일에만 6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연초만 해도 가든파이브는 한적했다. 전체 8300여 개 점포의 30%가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패션·리빙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프’는 절반이 공실이었다. 1300여 개 점포를 사용하는 현대시티몰이 입점하면서 현재 가든파이브 공실률은 5%로 뚝 떨어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가든파이브가 문을 연 지 8년 만에 제 모습을 찾는다. 현대시티몰이 입점하면서 빈 점포가 수두룩한 ‘유령 상가’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26일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정식 개장한다고 25일 밝혔다.

가든파이브는 서울시가 문정동 일대 17만8443㎡(약 5만4073평)에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 유통단지다. 일반적인 유통단지와 다르게 주인이 여러 명이다. 2003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주도 하에 청계천 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생활 터전을 잃은 청계천 인근 상인의 이주를 위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때 분양권을 얻은 소상공인과 SH공사가 소유주다. 프레스·볼트·조명 같은 가공업종이 몰린 ‘웍스’는 100% 소상공인이 보유하고 있고, ‘툴’은 50%, ‘라이프’는 30%가 소상공인 소유다.

2009년 문을 열었지만, 예상보다 비싼 분양가에 계약을 포기한 상인이 속출했고 이는 대규모 공실로 이어졌다. 주변에 마땅한 업무시설이 없어 유동인구가 많지 않았던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상권 활성화가 쉽지 않았다.

대출을 안고 상가를 분양받은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어왔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강남 신도시’로 불리는 위례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면서다. 2013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는 11만 여 명이 거주하게 된다. 문정동 위례박사공인 김찬경 공인중개사는 “배후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기 위해 가든파이브를 찾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대형 아웃렛인 현대시티몰의 가든파이브 입점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집객 효과에 대한 기대와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현대백화점도 이를 의식해 지난해 하반기 입점을 결정한 후 가든파이브 내 소상공인 뿐 아니라 문정동 로데오거리 상인들과 세밀한 조율을 거쳤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임대료 지급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가든파이브 내 점포를 소유했거나 장사를 하고 있었던 상인 250명과 SH공사에게 매출 대비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지급한다. 연 매출 2000억원까지는 매출 대비 4%대를 임대료로 내고 매출이 500억원 늘어날 때마다 추가로 일정 금액을 더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대시티몰 매출이 늘어나면 250명 소상공인의 수익도 늘어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매출 목표액을 2200억원으로 예상한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위한 고심 끝에 나온 모델이고 앞으로 복합몰 사업을 해야 하는 유통업체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복합쇼핑몰 규제가 예고된 상황에서 향후 복합몰 사업의 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처럼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쉬게 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출범 후 대형 유통업체는 사실상 정부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백화점을 지으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인 쇼핑시설과 달리 체험 중심의 교외 아웃렛은 사실상 ‘주말 장사’를 한다”며 “매출의 80%가 주말에 발생하는데 한 달에 두 번 주말에 문을 닫으면 장사 접으란 얘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이 복합몰 사업의 롤모델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든파이브의 독특한 구조상 주인이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사례라는 것이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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