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개포지구, '중층' 재건축 시동.."10억에도 안 팔아"

김종윤 기자 2017. 5.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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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지 서울시 심의 '수정가결'.. 호가 1억 상승
단기 고점 판단 "매수시기 늦출 필요" 의견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17일 개포주공5단지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가결했다.©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지난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높은 펜스로 둘러싸인 채 공사 진행이 한창이었다. 다시 방향을 틀어 5단지에 들어서자 '정비구역 지정 계획 심의 통과' 축하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가 느렸던 중층 재건축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개포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작년에 5단지 서울시 심의가 반려돼 걱정이 된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 개포지구 재건축 흐름이 저층에서 중층으로 넘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심의 통과…속도 내는 중층 재건축

개포지구 재건축은 저층 단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작됐다. 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와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스)가 분양을 완료한 데 이어 오는 7월 삼성물산은 개포시영(래미안 강남포레스트)을 재건축해 일반분양한다.

반면 5∼7단지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집주인들도 14∼15층 규모에 따른 사업성 부족으로 재건축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결과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주공5단지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이 '수정가결'된 것. 재건축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서울시 심의가 통과되면서 5∼7단지는 기대감이 증폭됐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바로 옆 단지가 수억원씩 시세 차익을 거두자 5∼7단지 집주인들도 생각이 적극적으로 변했다"면서 "5단지가 시작했으니 6·7단지에서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건설은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 를 분양했다.© News1

◇일반분양, 700가구 이상 "사업성 우수"

재건축·재개발은 일반분양으로 공사비를 회수해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중측 재건축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일반분양이 적기 때문이다.

개포지구 중층 재건축이 관심을 받는 것은 높은 사업성 때문이다. 실제로 5단지는 용적률 299.90%·최고 35층 규모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업성 확보에 주력했다. 6·7단지도 계획상 287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현재 1960가구 대비해 약 800가구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이 중 상당수는 일반분양으로 예상된다.

반면 2단지(396가구)·3단지(69가구) 일반분양은 전체 가구수와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오는 7월 등장하는 개포시영도 총 2296가구 중 일반분양은 208가구다. 개포지구 중층 재건축 단지 사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6·7단지 재건축 계획상 일반분양은 700∼800가구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중층 재건축이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6·7단지에선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매매 진행할까요?" vs "좀 더 기다릴게요"

서울시 심의 결과는 개포지구 호가를 순식간에 변화시켰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개포주공5단지 전용면적 53㎡는 지난 4월 8억6500만원(7층)·8억6700만원(2층)에 실거래됐다. 6·7단지도 지난달 8억6500만원(9·11층)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 매물은 9억원대 후반에서 10억원으로 1억원 이상 호가가 단숨에 올랐다.

급격한 호가 상승 이유는 지난해 첫 등장한 2단지 분양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다른 재건축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시세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입성할 수 있는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점도 5∼7단지 호가를 높이는 분위기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도 지난해 11·3대책 이후 호가가 가라 앉으며 위태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최근 들어 1억원 이상 웃돈이 형성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포시영도 일반분양을 앞두고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집주인들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양새다. 5단지뿐 아니라 6·7단지도 기대감이 반영되자 호가는 하루 만에 5000만원 높아졌다.

호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지만 매수세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공인중개사들도 호가를 낮추기 위해 집주인을 회유하는 등 매물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다수 공인중개소에선 계속된 매수 문의 전화에 약속이나 한 듯 "지금은 매물이 없다"는 답변으로 응대하기 일쑤였다.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5단지 전체를 봐도 매물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며 "집주인들이 실제 거래를 진행할지는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6단지 전경.© News1

◇단기 고점? 매수 시기 '의견분분'

현지 공인중개소에서도 시세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분당선 역세권 입지와 인근 수서역 SRT 개통으로 수요는 꾸준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사업이 단계를 밟으면서 '강남불패'는 이어질 것이란 견해다.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역세권 입지로 앞선 분양 단지보다 부족한 것이 없다"면서 "반포동에서 시세차익을 거두고 개포지구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시세는 단기 고점으로 매수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규제를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매매는 위험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포지구 전체적인 시세가 높아지면서 개포시영 일반분양가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층 재건축은 아직 사업 초기단계로 매수 시기를 길게 잡고 접근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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