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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개통 후 4년 반 동안 약 500억 원 의 운영손실을 입었습니다."

<녹취> "통행수요가 초기 년도 7만 9천 명에서 30년간 최고 15만 천 명까지 하루 평균 이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근데 초기 년도에 1만 2천 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안병용(의정부 시장/지난달 28일) : "서울회생법원에서는 의정부경전철의 사업시행자인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에 파산을 선고했습니다."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의 운영 회사가 개통 4년 10개월 만에 결국 파산했습니다.

이 여파로 의정부시는 시 예산 2천억 원을 운영 회사에 줘야할 지도 모릅니다.

비슷한 문제는 전국의 다른 경전철에서도 되풀이 되고 있는데요.

도대체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가 뭔지를 심층 취재해봤습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의정부 경전철 회룡역입니다.

출근 시간, 의정부 경전철에서 서울 지하철로 갈아타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편입니다.

그러나 출근 시간이 지나면 풍경은 달라집니다.

경전철 안에는 출근시간을 피해 이용하는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최윤용(의정부 시민) : "뭐 경로분들이 한 50%는 돼요. 일반인들이 뭐있어요. 이 길이 외지다 보니까 사람들이 잘 이용을 안 하는데 노인네들은 운동삼아 나와서 탄다고..."

낮 시간이 되면 승객은 더 급격히 줄어듭니다.

<인터뷰> "낮에는 사람이 별로 없죠. 출퇴근 시간은 사람이 많더라고요."

승객이 많건 적건 기관사, 역무원의 급여는 나가고, 차량 운영 비용도 고정 지출됩니다.

의정부경전철 주식회사는 하루 2억 8천억 원씩 순손실이 생긴다며 결국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 이상철(의정부경전철 이사/지난 1월, 파산 신청 당시) : "저희는 개통 이후 작년 말까지 약 4,240억 원의 손실을 보고 또 사업 재구조화가 되더라도 앞으로 25년 6개월 동안 4,000억 원을 감내해야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운영을 지속하겠다는 사업 재구조화 제안을 했음에도 시에서는 그걸 거부하였습니다. 의정부시가 거부함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파산 신청을 하게 된 겁니다."

설계 당시 의정부 경전철은 하루 7만 9천 명씩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됐습니다.

의정부 시민 5명 중 1명이 매일 한 번은 탈 거라는 겁니다.

그러나 개통 첫 해인 2012년 하루 평균 만 2천 명씩 이용하는 데 그쳤습니다.

사정이 다소 나아진 지금도 유료 승객은 하루 2만 4천 명 정도입니다.

<녹취> 이의환(의정부경전철시민모임 정책국장) : "2013년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진 바로는 이용 수요 과다 예측의 원인이 다 드러났어요. 정부 측에서 적격성 검사를 제대로 잘못한 부분, 그리고 정부가 법규를 만들지 않아서 법 규정이 없어서 엉뚱한 자료를 사용해서 검증했던 점, 그다음에 정부의 지도감독이 필요했었는데 그런 것들이 제대로 하나도 안 돼 있었어요."

2011년 개통한 김해 경전철도 실제 승객이 예측치의 21%, 2013년 개통한 용인 경전철 역시 15%에 그쳤습니다.

이쯤 되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경전철의 수요 예측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부풀려졌던 걸까요.

예측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했던 걸까요.

의정부 경전철의 승객 수요는 당시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했습니다.

왜 이렇게 낙관적으로 예측했는지 문의했지만,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녹취>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최종 보고서)자료는 저희는 없고 저희 도서관에 검색해도 없고 그 당시 그거 했던 분은 이미 돌아가셔서..."

용인 경전철도 김해 경전철도 마찬가지.

전문가들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상국(경희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수요예측을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제일 첫째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하겠죠. 그다음에그걸 시행하는 업체가 하겠죠. 지방자치단체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하고 싶은 거죠. 그러니까 부풀릴 수밖에 없겠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두 번째로 그것을 시행하는 업체는 자기가 그걸 시행해야만 건설비, 운영비 등을 얻을 수가 있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거기에서도 그 이상을, 정확한 수요보다 더 많은 수요를 예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 예측의 주체 자체가 객관적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도 최소한 객관적인 계산식 정도는 있지 않을까.

<인터뷰> 김상철(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교통 수요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통행량이나 거주자 수, 인구 수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해서 계산하는 식이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일일 수송인원이 한 만 명 정도는 돼야 경전철 민자사업의 타당성이 나온다는 내부적인 규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 만 명이 넘을 수 있는 유인을 만들려고 하는 거고요. '경전철을 한다'라는 전제에서 거기에 맞는 경제적 타당성, 노선의 타당성을 검증하다 보니까 당연히 수치가 부풀려지게 되는 그런 구조를 갖고 있죠."

경전철 도입이 전제되다 보니 최소한의 객관적인 산식마저 엄밀하게 적용되지 않는 겁니다.

<인터뷰> 김상국(경희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말 그대로 이용 가능한 숫자를 많이 잡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미래에 이 도시가 3%씩 커 나갈 것 같다'는 것이 합리적이라면 5%, 10%로 하는 것이고, 그다음에 주민들이 한 20%가 이용을 해야 하는데 김해처럼 (실제 인구가) 15만 명인데, 17만 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치를 집어넣고 그런 값에 의해서 같은 모델일지라도 나오는 결과는 굉장히 다를 수가 있는 거죠."

지자체와 시행사가 제멋대로 내놓은 예측치인데도, 검증은 생략됩니다.

<인터뷰> 김상철(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그런 수요의 기반이, 기초가 되는 기본 통계나 혹은 그것을 계산하는 식이나 이런 것들이 투명하게 공개가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호검증이 불가능한 상태인 거죠. 당장 의정부 경전철만 하더라도 수요 예측에 따르는 로우데이터(원 자료)와 계산 산식, 관련된 자료를 내놓으라고 해도 시의회에서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거냐고 하는 것을 찾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인 거죠."

엉터리 예측의 부담은 시민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지자체가 민간업체와 맺은 경전철 사업 계약에는 계약을 해지하면 시설에 투입한 비용을 업체에 보상해준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용인시는 경전철 사업시행자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8천 5백 억 원을 물어주게 돼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렸습니다.

의정부경전철 주식회사도 의정부시에 2천억 원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측도 엉터리, 검증도 엉터리, 손해는 시민들의 몫이지만 경전철 사업은 지금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다음 달 개통을 앞둔 우이-신설 경전철이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첫 경전철로,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총 11.4㎞ 구간을 연결합니다.

그런데 새로 개통될 솔샘역 인근 아파트들은 개통이 확정되자 마자 시세가 천만 원 정도가 뛰었고, 착공 직후엔 3천 만 원 넘게 올랐습니다.

<인터뷰> 안병철(부동산 중개업자) : "지금 물건도 없어요. 한 달 사이에 24평 매물이 거진 다 빠졌으니까. 개통이 언제냐고(문의가 와요.) 이제 두 달 7월 말이 개통 시점이니까 오시는 분들이 오를까봐 미리미리 사시는 것 같아요."

올해 착공에 들어간 또 다른 경전철, 신림선 주변 아파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지역 주민들 역시 경전철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윤희(서울시 동작구) : "아무래도 제가 살고 있는 곳의 이동하는 수단이 편할 것 같고 거기에 인프라도 잘 구성이 돼 있을 것 같아서 시세도 좀 올라갈 것 같고,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기대되네요."

<인터뷰> 권경미(서울시 동작구) : "집값도 좀 더 상승하게 될 것 같고 좀더 편해지겠죠. 아무래도..."

<인터뷰>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지하철이나 전철, 경전철 같은 게 들어선다면 생활의 패턴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측면이 있고, 이러다 보니까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까지 판도를 바꿔 놓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입니다. 전철이 개통되면서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게 되고 그러면 결국은 접근성이 높아지는 만큼 땅의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철, 지하철 개통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이유가 아닌가 이렇게 분석이 됩니다."

서울에서만 앞으로 10개의 경전철 도입이 예고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철(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경전철을 한다고 했을 때 가장 근본적인 배경에는 실제로 교통 편의성, 그다음에 이 수단을 만듦으로써 생기는 편익, 이런 것들이 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요즘에 경전철 붐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이 (건설)되는 거는요, 교통정책의 목적이라기보다는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치 상승이랄지 이런 것들에, 교통 외의 요소에 주목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아무래도 초기에 검증되기가 힘들죠."

주민들의 요구에 맞춰 지자체장들이 치적 홍보를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책임은 뒷전입니다.

<인터뷰> 김상국(경희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일반 주민들 입장에서는 결국은 파산을 하게 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빚이 많게 되면 자기에게 손해가 와야 하는데 직접 와 닿는 손해는 없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주민들도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이 좋은가 나쁜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 이런 여러가지 이유가 문제고,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정치적인 이유로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최근엔 지자체마다 트램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트램은 레일을 도로 위에 깔고 운행하는 전동차로, 건설 비용이 경전철의 1/3 수준입니다.

대전을 비롯해 서울, 제주, 수원과 화성 등 트램을 도입하려는 지자체만 10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트램에 대한 정확한 수요예측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면밀한 수요 예측도 없이 지역 주민의 기대감만 등에 업고 추진된 일부 경전철 사업의 과오를 되풀이할 가능성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정인기자 (j4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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