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 위해 빚내서 집 사는 60대, 내 집 마련 위해 빚 내는 30대
내 집 마련에 나선 30대가 빌린 돈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 64% 차지
고 씨처럼 내 집 마련에 나선 30대가 최근의 가계부채 급증세를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에 30대 이하 연령대는 가계대출 증가액이 13조6000억원에 달했다(지난해 말 대비). 이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증가액일 뿐 아니라,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의 64%를 차지한다.
30대는 자가로 전환할 때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는 가구의 비율이 77.9%로 40대(67%)나 50대(44.3%), 60대(39.9%)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은은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 부실 위험에 대한 경고도 내놨다. 앞으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 수가 2만5000가구, 1.5%포인트 오르면 6만 가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위험가구란 연간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데 쓰는 동시에 금융·실물자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가구를 뜻한다. 지난해 고위험가구 수는 31만5000가구(전체 가구의 2.9%), 보유한 금융부채는 62조원(7%)에 달했다.
한은으로서는 가계부채 증가세만 봐서는 금리 인상을 검토할만 하지만, 자칫 금리 인상이 취약 차주를 더 어려움에 처하게 할 우려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조정에 나서진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추경 등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된다면 통화정책은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면서 향후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한애란·심새롬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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