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에 집중 투자했다지만..빈곤노인 83%는 10년 지나도 여전히 가난

신성식 2017. 6. 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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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휘 예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
국민연금 노후소득보장패널 학술대회서 발표
노인 1475명 2005~2015년 빈곤 변화 분석
지난 10년 복지투자 늘려도 빈곤은 역주행
빈곤 탈출은 85명, 빈곤 추락은 298명
10명 중 4명꼴로 의료 빈곤에 허덕이기도
의료 보장 등 복지 사각지대 감소 대책 시급
국내 노인들의 빈곤 실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노인이 한번 빈곤에 빠지면 10년이 지나도 벗어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수대 사회복지학과 김경휘 교수는 23일 열린 국민연금 노후소득보장패널 학술대회에서 '중고령 노인 빈곤특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노인 1457명의 2005년, 2015년 소득과 자산 변화를 분석했다. 빈곤은 개인 기준 중위소득(소득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정중앙)의 60%이하를 말한다.
노인 빈곤율은 2005년 30.6%에서 매년 올라 2015년에는 56.1%로 치솟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빈곤율(48.6%)보다 높은데 이는 가구가 아니라 개인 기준으로 산출했기 때문이다. 또 자녀 용돈 같은 이전소득은 빠져 있다.

김 교수는 2005년 빈곤에 해당하던 노인 515명의 변화를 추적했다. 이 가운데 430명(83.5%)은 여전히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또 10년 전 빈곤층이 아니었던 764명 중 298명(39%)은 10년 새 빈곤층으로 추락했다.

반대로 빈곤층이었다가 10년 만에 여기서 빠져 나온 사람은 85명에 불과하다. 탈(脫) 빈곤보다 빈곤 추락 노인이 2.5배나 많은 것이다.

'의료 빈곤' 노인도 여전하다. 의료 빈곤(재난적 의료비)은 가구 지출(식료품비 제외)의 20% 이상을 의료비로 쓰는 경우다. 2015년 노인의 39.6%(2005년 31%)에 달한다. 10년 전 의료 빈곤에 속한 사람(456명)의 52%가 여전히 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의료 빈곤이 아니던 사람(1016명)의 34%가 빈곤 나락으로 떨어졌다. 고령화로 인해 병이 깊어진 탓이다. 소득 빈곤이면서 의료 빈곤인 사람은 2015년 조사 대상 노인의 28.8%에 달한다. 2005년(14.7%)의 약 두 배다.
엄동설한에도 생계를 위해폐지를 줍는 노인.[중앙포토]
또 조사 대상 노인의 대다수가 부동산·금융 등의 자산이 없었다. 자산 보유자는 223명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223명의 자산 변화를 추적했다. 자산을 한 줄로 세울 때 정중앙 값(50%) 이하를 자산 빈곤으로 규정했다.

10년 전 자산 빈곤이던 62명 중 33명(53.2%)은 2015년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했다. 10년 전 빈곤이 아니던 161명 중 58명(36%)는 빈곤으로 떨어졌다. 2005년 이후 의료비 보장 강화, 기초(노령)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등 노인 복지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도 노인 빈곤 지표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노인 복지를 강화했지만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해 기초연금을 받더라도 소득이 최저생계비를 밑돌거나 약간 넘는 경우가 많다"며 "복지 대상자 인정 기준을 완화하거나 노인일자리 사업, 의료 보장 등의 정책을 면밀히 따져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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