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설움 커졌다"..자가·임차가구 '양극화 심화'

이승주 입력 2017. 6. 29. 06:00 수정 2017. 6.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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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집 없는 이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퍽퍽해졌다. 전·월세난은 계속되는데 소득 대비 집값은 계속 올라 주택 보유자와 무주택자 사이 양극화가 심화했다.

29일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주택소유 가구의 순자산과 전·월세 가구 순자산 사이의 격차가 커졌다.

지난해 자가 가구의 순자산은 3억6896만원으로 지난 2012년(3억6121만원)보다 2.1% 증가했다.

반면 전세가구 순자산은 지난 2012년 2억5934만원에서 지난해 2억1352만원으로 17.7% 하락했다. 월세가구도 같은 기간 8373만원에서 6890만원으로 17.7% 떨어졌다.

이는 소득 대비 임대료가 크게 오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 가격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전세가격은 86%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이 54%, 소비자물가가 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상승률이다.

소득대비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득대비 아파트가격 역시 오르면서 아파트 소유 가구의 자산은 늘어난 반면 집 없는 이들은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다.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아파트가격은 66%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는 소득계층간 자가보유율에서도 나타났다.

집을 소유한 가구 비율은 고소득층에서는 늘어난 반면 저소득층에선 줄었다. 고소득층 자가소유율은 지난 2006년 76.8%에서 지난해 79.3%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저소득층 자가소유율은 52.6%에서 48.5%로 감소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 주택소유로 인한 양극화도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저금리에 월세비중이 높아지면서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월세비중은 45.8%에 달했지만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60.5%에 달했다.

저소득층 일수록 전세보다 월세에 살았다. 지난해 전·월세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저소득층에서 73.2%로 가장 높았다. 중소득층은 51.5%, 고소득층은 34.3%에 그쳤다. 저소득층일 수록 임대료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 상환 등 주거비 부담도 저소득층에서 크게 느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출금 등 상환부담 여부를 조사한 결과 부담된다는 응답은 저소득층에서 73.4%로 가장 높았다. 중소득층 65.6%, 고소득층 55.6%로 나타났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소득대비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서 집 없는 사람들의 부담이 커졌다"며 "특히 소득대비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무주택자는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다. 집 없는 이들의 설움은 더 커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이 30% 이상인 가구는 청년과 노년층에 집중됐다.

20대는 42.4%, 70대가 54.4%, 80세 이상이 58.9%로 높게 나타났다. 가장 낮은 비율은 50대(19.4%), 전체 평균은 27.1%다. 미혼 청년가구는 72.5%가 단독주택 및 주택 이외 거처에 살면서 월세 형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가구 중 신혼부부는 아파트 거주비율이 70.1%로 가장 높은 반면 미혼 청년가구는 단독주택 거주 비율이 49.7%로 가장 높았다. 주택 이외 거주하는 비율도 22.8%로 신혼부부(2.6%)에 비해 높았다.

신혼부부의 46.5%가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 반면 미혼청년의 절반 이상(55.3%)이 보증부월세에 살았다. 자가 비율은 8.4%에 불과했다.

심 교수는 "청년 1인가구나 노인가구 등의 월세부담이 커졌다. 청년가구 중 미혼 1인가구의 거주여건은 더욱 열악하다"며 "역으로 이런 주거비 부담 때문에 결혼을 못하는 이들도 상당할 것이다.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주거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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