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설계능력이 경쟁력"..발주처 무한신뢰 얻은 GS건설

국종환 기자 2017. 7.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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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부가 해외건설 현장③]싱가포르 톰슨라인 지하철 T203공구
GS건설, 기술력 기반한 대안설계능력으로 해외사업 주도

[편집자 주] 저가수주 현장의 손실로 해외건설시장에서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던 국내 건설사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근 기획부터, 시공, 금융조달, 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올해 예상되는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10조달러. 지난해보다 3.8% 성장한 수준이다. 대형건설업계가 위기의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해외건설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고 있는지, 커지는 세계건설시장에 발맞춰 기술력을 갖춘 현장들을 찾아가본다.<편집자주>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 지역에 위치한 톰슨라인 지하철 공사 T203공구. 주거지역과 학교가 인접한 대표적인 난공사 구간이다./사진제공=GS건설© News1

"하나둘, 하나둘…"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 지역에 위치한 톰슨라인(Thomson Line) 지하철 공사 T203공구. 이곳은 오전 7시 30분이 되면 진풍경이 펼쳐진다.

작업에 앞서 아침체조로 몸을 푸는 직원조회 시간이 되면 인근 아파트에서도 창문을 열고 함께 체조로 호흡을 나누는 주민들의 모습이 발견된다. 대부분 공사현장이 민원으로 얼룩져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GS건설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으로부터 수주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이 현장은 까다로운 싱가포르 정부와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은 모범현장으로 꼽힌다.

현장을 방문했을 때 싱가포르 부총리의 현장 방문을 앞두고 발주처의 현장점검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톰슨라인 전체 25개 공사 현장 중 GS건설의 T203공구가 우수현장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김한기 GS건설 현장소장은 "싱가포르 부총리가 공사 현장을 직접 찾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그만큼 싱가포르 정부가 우리의 기술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주거밀집지역·연약지반 '난공사'…기술력으로 해결

GS건설이 맡은 T203공구는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 지역과 남부 마리나 베이 지역을 잇는 톰슨라인(총 연장 30㎞) 지하철 공사 중 북부 시작점에 속한다. 우드랜즈 지역에 131m 규모의 개착 터널과 환승·방공호 역사를 짓는 공사다. 공사비 약 2509억원, 공사기간 72개월로 지난 2013년 착공해 현재 70%대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9월 완공 목표다.

T203공구는 주거지역에 위치한데다 연약지반이어서 난공사로 꼽힌다. 더군다나 싱가포르 정부는 신설되는 우드랜즈 역사를 위험시 지역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방공호로 활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튼튼하게 지어달라는 막중한 임무까지 맡겼다.

GS건설은 복합적인 현장 특성을 반영해 역사와 일부 터널구간은 땅을 전체적으로 파내고 구조물을 설치하는 오픈컷(Open Cut) 방식을 채택하고 도로 밑으로 건설하는 나머지 터널 구간은 도로 이용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탑다운(Top Down) 방식을 적용했다. 지하철 천정쪽 공사를 먼저 끝낸 후 하부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도로를 잠시 이설한 뒤 천정부 공사만 끝나면 도로를 원래대로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가 연약지반임을 감안해 땅을 파낸 가장자리는 파일기둥을 박아 연속벽을 세우는 파일공법을 적용했다. 파일이 박힌 깊이는 무려 30여m에 달한다. 보드파일과 바렛파일, 마이크로파일 등을 지반 여건에 따라 구분해 설치했다. 사용된 파일기둥은 약 4000개 정도다.

GS건설의 톰슨라인 지하철 공사 T203공구 공사 현장 모습. 개착 현장 가장자리에 파일기둥의 모습이 보인다./사진제공=GS건설© News1

◇기술력에 기반한 대안설계능력…발주처 '무한신뢰' 나타내

GS건설은 특히 이번 현장 작업을 위해 200억원에 달하는 파일기둥 설치 장비를 구입했다. 현지 업체에 외주를 줘 진행할 수도 있지만 직접 운영해 완벽을 꾀하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김한기 소장은 "30여m 깊이로 파일기둥이 세워질 때 각도에 조금만 오차가 생겨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며 "한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작업이기에 우리가 직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의 기술력에 바탕을 둔 대안설계 능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역사 쪽 파일공법을 시공하던 중 생각지 못한 암석이 발견됐다. 발주처가 당초 제시한 설계를 진행하기 어려워보였다. GS건설은 암석을 살려 공사를 진행하는 대안설계를 발주처 LTA에 제시했다.

발주처로서는 원설계를 수정한다는 것은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이미 GS건설이 탁월한 대안설계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기에 제안대로 따르기로 했다. GS건설은 앞서 시공한 C925구간 지하철공사에서도 대안설계를 제시해 LTA로부터 안전도와 효율성을 높였다는 인정을 받은 바 있다.

GS건설은 공사가 주거지역에서 진행되는 만큼 주민 안전과 민원에 대한 전략도 충실히 실행해나가고 있다. 주변 건축물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수위계, 침하계, 경사계 등 각종 계측기를 그물처럼 촘촘하게 설치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또 주민들에게 불편이 발생할 경우 먼저 찾아가 사전 양해를 구하는 한국식 접근을 통해 민원을 최소화했다.

인근 한 주민은 "지역 인프라 구축 공사인 만큼 어느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하지만 불편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먼저 양해를 구하고 배려하는 모습에 지역 주민으로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의 톰슨라인 지하철 공사 T203공구 현장. 상층부에 도로가 지나는 구역은 도로를 이설한 뒤 탑다운 공법으로 공사를 진행했다./사진제공=GS건설.© News1

◇"싱가포르 지하철공사 독보적 존재감"…추가수주 기대감↑

GS건설의 이러한 노력들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드러났다. GS건설은 싱가포르에서만 현재까지 7건의 지하철 공사를 수주하며 장기적 먹거리를 확보했다.

GS건설은 2009년~2011년 싱가포르 지하철 2호선 2개(C911 공구·C913 공구) 구간, 3호선 2개(C925 공구·C937 공구) 구간을 수주했다. 2013년 톰슨라인 T203 공구를 추가 수주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지하철·버스 차량기지 공사인 T301·T3008 프로젝트 마저 따냈다. 총 공사비 규모는 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발주처인 LTA는 시공사 선정 때 공사비 뿐 아니라 과거 실적과 공사기술,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GS건설의 기술력에 기반한 그동안의 성과와 평판이 계속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30년까지 지하철 네트워크를 현재의 두 배인 360㎞로 늘릴 계획이다. Δ주롱라인(20㎞) Δ서클라인스테이지(4㎞) ΔDTL(다운타운라인)확장사업 Δ크로스아일랜드(50㎞)라인 등이 있다.

김한기 소장은 "이후 지하철 공사 수주에 대해서도 당연히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현재 맡겨진 공사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자연히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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