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이-신설 경전철' 라인 가보니

김창성 기자 2017. 7. 2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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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망은 부동산시장에서 첫손으로 꼽히는 호재다. 개발 소식에 시세가 폭등하고 개통이 임박하면 또다시 들썩인다. 서울시에 처음 도입되는 경전철인 ‘우이-신설 경전철’ 라인 인근 부동산시장도 개통을 앞두고 기대감에 부풀었다. 다만 공기가 수차례 늦춰져 정식 개통이 오는 29일로 연기됐다가 얼마 전 오는 9월2일로 또다시 미뤄졌다. 최근 이곳을 찾았을 때도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주변 정리가 덜 된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차분했지만 추가 시세상승 기대감은 충만했다.

◆차분한 분위기 ‘우이동’

“크게 오른 곳도 있지만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합니다. 개통이 또 연기된 게 아쉽네요.”

우이-신설 경전철의 출발점인 북한산우이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우이동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부동산시장 최대 호재로 꼽히는 교통망, 그것도 서울 최초의 경전철이 개통된다는 상징성에도 시장 분위기가 차분하다는 말은 의외였다.

그는 우이동 집값이 경전철사업 확정 때 이미 많이 뛰었고 1년 전보다는 5% 정도 올라 크게 들썩이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동네가 조용한 데다 교통편이 크게 개선돼 앞으로 꾸준히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사 중인 북한산우이역. /사진=김창성 기자

그의 말처럼 우이동 일대는 평소 조용한 동네다. 이곳 아파트는 서울 중심가에서 볼 수 있는 초고층은 아니다. 주거지는 저층 다세대주택과 빌라가 대부분이다.

평소 차분한 동네 분위기와 달리 주말은 등산객으로 붐빈다. 북한산둘레길 인기 코스인 우이령길 출발점이 있어서다. 우이령길을 찾는 등산객은 그동안 3㎞가량 떨어진 4호선 쌍문역·수유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왔지만 경전철이 개통되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이 지역 주민들도 평소에는 버스 환승을 통해 서울 중심지나 외부로 이동했지만 경전철이 개통되면 이동 경로와 시간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동네주민 B씨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갈 때 길이 자주 막혀 불편했는데 경전철이 개통되면 이동시간도 단축되고 더 쾌적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잇몸 만개 ‘덕성여대’

덕성여대는 경전철 개통으로 만면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학교 앞에 개통될 4·19민주묘지역과 학교까지의 거리가 100여m에 불과해서다. 학교가 서울 중심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에 있어 평소 통학 접근성이 좋지 않았던 터라 학생들은 지역주민 못지않게 경전철 개통 기대감에 들떴다.

대학생 C씨는 “집이 멀어서 등하교 때마다 전쟁을 치렀는데 경전철이 개통될 2학기부터는 통학시간도 줄고 이동이 편해질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덕성여대 인근의 한 신축빌라. /사진=김창성 기자

덕성여대 주변엔 경전철 개통에 맞춰 신축빌라도 대거 등장했다. 동네 여기저기 들어선 신축빌라 외벽에는 대형 광고 현수막이 걸렸고 전봇대에도 광고 전단지가 난무했다.

인근 D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인근 원룸 빌라 월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40만~45만원, 전세는 5000만~6000만원 수준이고 방 2~3개짜리 큰 면적은 1억원 초반~3억원대로 다양하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는 실거주 위주라 거래량이 적지만 시세는 1년 전보다 최대 7000만~8000만원 올랐다”며 “최근 분위기는 생각보다 잠잠하지만 앞으로 경전철 개통효과가 나타나 인구가 추가 유입되면 시세가 더 뛸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인근 빌라의 경우도 대학생과 직장인 수요가 많다”며 “추가 시세상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임대수익 목적으로 구입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통 소식 반기는 ‘미아동’

우이동 일대의 차분한 분위기와 달리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된 솔샘역·삼양사거리역 주변은 기대감에 들떴다.

역 주변에는 ▲SK북한산시티(3830세대) ▲래미안트리베라1·2차(2577세대) ▲벽산라이브파크(2075세대) ▲삼각산아이원(2017세대) ▲두산위브트레지움(1370세대) 등 총 1만1869세대의 아파트가 밀집됐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 E씨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임에도 그동안 교통편이 불편했는데 경전철 개통으로 모두 해소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65 삼양사거리역 인근의 레미안트리베라. /사진=김창성 기자

다만 우이동 일대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최근 시세는 크게 변함이 없었다. 인근 F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5㎡ 기준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90만~100만원, 전세는 3억2000만~3억6000만원, 매매는 4억1000만~4억7000만원 수준으로 최근에 큰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전철 라인 아래쪽으로 이동해도 고조된 분위기와 달리 시세는 큰 변화가 없다. 경전철 보문역이 들어설 보문동은 이미 6호선 보문역이 있어 경전철 개통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 인근 대단지 아파트인 종로센트레빌·창신쌍용·보문파크뷰자이(일부) 역시 기존 6호선 창신역이 더 가깝다.

경전철의 종착역인 신설동역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가장 가까운 종로청계힐스테이트(288세대)를 제외하면 역에서 먼 편이다. 왕십리뉴타운1구역(4231세대) 아파트 단지와 롯데캐슬 베네치아(1870세대)가 직선거리로 50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단지는 모두 기존 역세권(1·2호선 신설동역, 1·6호선 동묘앞역, 2호선 상왕십리역) 프리미엄을 이미 누리고 있어 지선에 불과한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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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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