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주담대..'6·19 대책'에도 2조 늘었다

이미경 기자 입력 2017. 7.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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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이미경 기자]
6.19 부동산 대책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한달새 2조1161억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게티이미지뱅크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잡기위해 시행한 6.19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급증세가 전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정쩡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새 정부의 첫 가계부채 관리대책이 사실상 고배를 마셨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집계 기준으로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개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총 365조090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난 한달 전(6월 19일·362조9748억원)보다 2조1161억원 늘어난 셈이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별로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주담대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신한은행은 지난달(61조5339억원)보다 9433이 증가한 62조477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9일보다 6767억원이 불어난 67조911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도 한달새 4460억원이 늘어난 95조5528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도 2659억원이 들었다. 다만 우리은행은 한달전보다 2158억원이 감소한 81조77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6.19 부동산 정책이 경기 광명과 부산 기장, 부산진구 등 특정 지역의 부동산 과열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진만큼 절대적인 가계부채 축소액에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6.19 부동산 정책을 통해 청약조정지역을 기존보다 3개 늘리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기존보다 10%포인트씩 하향조정해 60%, 50%로 각각 낮아지는 등 전방위적인 대출규제에 나섰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19 부동산 대책이 문재인 정부의 첫 가계부채 관리 대책이지만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을 잡는다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당초 집값 상승을 유발한 요인으로 지목된 주담대 대출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에도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오히려 상승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 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폭은 지난주 0.05%보다 확대됐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팀 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인식이 제대로 정립이 안되있는데 현재 초점이 맞춰진 가계부채보다 실질적인 가장 큰 문제는 지값이 매우 비싸게 형성돼있다는 점"이라며 "집값 정상화 과정을 통해 주거불안이 해소되고 가계부채나 자산양극화 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의 최우선 과제로도 가계 빚 대책마련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기대치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는 부채 주도에서 소득 주도로 성장하려면 가계부채 총량관리가 동시에 이뤄져야한다고 보고 오는 8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과 관련된 로드맵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가계 빚 대책이 정작 핵심은 빗겨가며 미봉책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성달 팀장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격이 저렴한 공공아파트를 적재적소 공급해야하고 부동산 소득세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부가 공약을 통해 얘기했던 내용들인데 이번 국정과제에서 이런 내용들이 전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6.19 부동산 대책보다 오는 8월에 발표하는 내용들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가계부채 총량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 전문가는 "부동산 담보대출은 대출이 지속되다가 갚아나가는 등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대출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며 "현재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은 대출을 무작정 줄이기보다 대출이 더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진정시키는 것에 맞춰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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