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아파트값 격차, 천만원 코앞..높은 주거비에 '탈서울' 증가

이성희 기자 2017. 7. 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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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직장인 박모씨(35)는 요즘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집값을 알아보고 있다.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 반전세로 살고있는데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3년 전 결혼하면서 전세로 신혼살림을 시작한 걸 요즘 후회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솟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매달 월세를 조금 내는 반전세로 돌렸지만 더이상은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아예 같은 단지의 다른 곳을 구입할까도 생각했지만, 결혼할 때만 해도 6억원 초반대였던 아파트값은 8억원 후반대로 올랐다. 박씨는 “곧 아이가 태어나 지금이라도 내집마련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서울에선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그런데 서울을 한번 떠나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다고들 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경기도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높은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경기도로 눈을 돌리는 주택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민간업체인 부동산114는 지난달 서울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1998만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014년 1월 1623만원이었던 3.3㎡당 서울 아파트값은 43개월만에 375만원 가량 뛴 것이다. 이달 중에는 2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상승세도 커지고 있다. 2015년 5월(1705만원) 1700만원을 넘어선 3.3㎡당 서울 아파트값은 2016년 6월(1817만원) 1800만원대를 돌파한지 넉달만인 그해 10월(1917만원) 1900만원대를 넘어섰다.

서울과 경기·인천의 집값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경기·인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014년 1월 878만원에서 올해 6월 1008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집값 상승폭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서울과의 격차는 745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순유출 인구는 14만명으로 1997년(17만8000명) 이후 19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의 순유입 인구는 13만4000명이었다. 전입자의 전 거주지는 서울이 56.4%로 가장 많았다. 최근 한 조사에서도 직장인 775명 가운데 55.8%가 ‘서울을 떠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을 떠나고 싶은 이유로는 ‘주거비용 부담’이 62.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높은 물가(18.5%), 교통체증(11.2%) 등의 순이었다.

이런 주택 수요에 맞춰 건설사들도 경기·인천 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있다. 특히 과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경기도는 부동산 규제 정책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두산중공업은 다음달 경기도 남양주에 2894가구 규모의 ‘두산 알프하임’을 분양한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도화지구에 ‘인천 더샵 스카이타워’ 1897가구를 공급한다. 호반건설도 경기도 이천 마장지구에 422가구로 구성된 ‘이천 마장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할 계획이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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