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말매출 포기는 장사 접으란 말"..복합쇼핑몰의 한숨

2017. 8. 1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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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회 쉬라고 하면 장사를 접으라는 얘기 아닌가요? 주말 매출이 평일의 2~3배라 사실상 '주말 장사'에요."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주말 영업을 제한할 경우, 입점 상인들은 매출의 10~20%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을 보면 강남구, 강동구 등 '강남4구'에서 오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주말을 이용해 복합쇼핑몰에서 장시간 여가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손님이 많은만큼 복합쇼핑몰이 골목ㆍ지역상권을 침해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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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월 2회 영업제한 임박에 “생존 위협”
-상당수가 영세상인 점포…현장선 효과에 의문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월 2회 쉬라고 하면 장사를 접으라는 얘기 아닌가요? 주말 매출이 평일의 2~3배라 사실상 ‘주말 장사’에요.”

스타필드 하남의 한 소규모 매장에서 근무하는 이모(56ㆍ여) 씨가 잔뜩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는 “대표님 까지 포함해도 직원이 4명인데 우리도 영세업자가 아니냐”며 하소연했다. 스타필드 하남의 ‘눈부신 성공’에도 입점 상인들의 고심은 깊어져만 간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오를 넘기지 않은 이른 시간에도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노년층,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초등학생들이 한데 뒤엉켰다. 특히 ‘아쿠아필드’, ‘토이 킹덤’ 등 어린이 특화 공간이 마련된 3층에는 유아동을 동반한 가족이 5명에 3명 꼴이었다. 

[사진=지난 13일의 스타필드 하남 내부. ‘주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주말을 이용해 쇼핑과 레저, 식사 등을 한 자리에서 해결하기 위해 스타필드 하남을 찾았다.

강남구 도곡동에 거주하는 제모(32) 씨는 아내와 함께 반려견 ‘포돌이’를 데리고 주말 나들이를 왔다. 그는 “스타필드 하남은 쇼핑과 반려견 산책이 동시에 가능한 유일한 공간”이라고 했다.

이날 쇼핑몰을 찾은 은평구 주민 정모(24ㆍ여) 씨는 “2시간이나 걸려 여기까지 온 이유는 맛집, 명품샵, 볼거리 등이 집합돼 있는 복합쇼핑몰의 속성 때문”이라고 했다.

이처럼 스타필드 하남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6만8000명에 육박하지만 이같은 진풍경은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지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3일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 규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 12월부터 스타필드 하남, 롯데월드타워몰과 같은 복합쇼핑몰ㆍ아울렛도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제를 받게 된다.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월 2회 의무휴업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복합쇼핑몰에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점포도 입점해 있어 또 다른 ‘소상공인 죽이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에는 중소기업이나 영세 상인들이 운영하는 점포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사진=‘휴일 여가’를 즐기기 위해 스타필드 하남을 찾은 유아동ㆍ반려견 동반 고객이 돌아다니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의 일평균 방문객 수는 평일 기준 5만여명, 주말 기준 10만여명이다.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주말 영업을 제한할 경우, 입점 상인들은 매출의 10~20%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몰도 입점업체 209곳 중 156곳(74.6%)이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서 정한 중소기업(외국기업 제외)이다.

유통업계는 복합쇼핑몰 규제로 골목상권과 소상인들이 얻는 혜택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 2회 휴업해야 주변 상권이 살아난다는 논리인데, 복합쇼핑몰의 주요 고객층은 대형마트처럼 단순히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사러온 사람들이 아니다”며 “4~5시간 이상 장시간 머물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와 달리 대도시 외곽이나 뉴타운 등에 위치해 있어 주요 고객층도 주거 지역에 들어선 대형마트와 다르다. 근거리 복합쇼핑몰 방문이 휴일 여가의 새로운 형태로 떠오르면서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나는 것이다.

스타필드 하남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을 보면 강남구, 강동구 등 ‘강남4구’에서 오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주말을 이용해 복합쇼핑몰에서 장시간 여가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손님이 많은만큼 복합쇼핑몰이 골목ㆍ지역상권을 침해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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