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잡는다더니..소식없는 다주택자 정부통계

김희준 기자 입력 2017. 8. 20. 06:30 수정 2017. 8. 2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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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방지를 위해 강공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다주택자 투기수요 파악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투기과열지구 카드를 꺼내드는 등 고강도 정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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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투기수요로 지목한 정부 현황통계엔 인색
"부동산 정책 설득 위해선 객관적 지표 선행돼야"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방지를 위해 강공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다주택자 투기수요 파악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투기과열지구 카드를 꺼내드는 등 고강도 정책을 펼쳤다.

특히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중과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양도차익이 1억원일 경우 세부담은 현행보다 2770만원, 3억원이면 9300만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다주택자를 겨냥한 보유세 인상 방안도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보유세 인상은) 공평과세라든지 소득재분배라든지 또는 더 추가적인 복지재원의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이 같이 부동산 과열대책으로 다주택자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다주택자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양산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일 8·2 부동산 대책에 대한 인터뷰에서 "이번 부동산 대책의 특징은 집 많이 가진 사람은 불편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닌 집들은 좀 파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 노력에 따라 과열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이달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올라 3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대책 발표 이후 과열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수요의 주범으로 다주택자의 주택거래를 지목했음에도 이를 증명할 마땅한 통계수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다주택자의 주택거래량이나 소유현황 자료 등을 정기적으로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재 자료로는 다주택자의 거래추이를 정기적인 통계로 만들어 생산하기엔 품이 많이 드는 편"이라며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매달 전국의 주택매매거래량은 물론 분양과 미분양 통계까지 발표하고 있는 국토부의 입장으론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현미 장관은 지난 6월 취임식에서 국토부에서 마련한 5월 주택거래현황 자료를 근거로 다주택자의 투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의 주택통계분야를 위임받고 있는 감정원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주택거래량 등 일부 데이터는 국토부에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다주택자의 주택소유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사적인 소유권 부분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통계로 도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가 다주택자의 투기를 부동산 과열의 원인으로 지목한 만큼 납득할만한 통계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필요성은 물론 정책의 성과도 부인될 공산이 크다"며 "정부의 합리적인 정보공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h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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