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인 마을에 불안한 자양동

이윤정 기자 2017. 8. 21.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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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리포트-광진구 자양동] 초고층 주상복합과 ‘중국인 마을’의 공존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은 고층 아파트촌과 다세대·다가구 주택촌이 공존하는 동네다. 한쪽엔 ‘스타시티’라는 초고층 주상복합 중심으로 깔끔한 아파트 타운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중국인 마을’이 확대하면서 정작 원주민들이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조선일보 땅집고(realty.chosun.com)가 광진구 자양동을 찾았다.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을 빠져나오자, 초고층 건물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최고 58층 4개동의 주상복합 ‘더샵스타시티’. 이 아파트는 자양동의 랜드마크다. 최고급 시니어타운인 ‘더클래식500’과 롯데백화점 스타시티점, 스타시티몰, 건국대병원에 둘러쌓여 있다.

지하철 7호건 건대입구역의 랜드마크 건물인 '스타시티' 쇼핑몰 야경.

7호선 뚝섬유원지역 동쪽으로 길게 늘어선 아파트들은 자양동의 대표 주거지로 꼽힌다. 지상 5층부터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뚝섬유원지를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일부 고가(高價) 아파트를 제외하면 자양동 일대 아파트 실거개 가격은 59㎡(이하 전용면적 기준)가 3억~4억원대, 84㎡는 5억~7억원대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자양동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아파트는 더샵스타시티다. 이 아파트 163㎡는 지난 5월에 20억원(35층)에 팔렸다. 그러나 스타시티는 지난달 이후 집값이 다소 하락하는 양상이다. 28층은 17억원, 36층은 18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같은 단지 96㎡는 지난 7월 9억5000만원, 135㎡는11억1000만원에 각각 계약이 체결됐다.

■대형 마트 거의 없어…“집값, 폭등도 폭락도 안해”

스타시티를 제외하면 자양동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없다. 대부분 500 가구 안팎 중소 규모다. 자양동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2000년대 이후 땅이 확보되는 대로 아파트를 짓다보니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영향으로 자양동은 아파트 단지 간 도로가 구불구불한 경우가 많다.

자양동 일대 대형 편의시설은 건대입구역 주변에 몰려 있다. 자양동 주민 김모(42)씨는 “자양동에는 건대입구에 있는 이마트를 제외하면 대형 마트가 없어 대체로 동네의 작은 마트에서 장을 본다”고 말했다.

학군도 나쁜 편은 아니다. 다만 학부모들이 좋아할 만한 속칭 명문고는 없어 자녀들이 중학교 2·3학년이 되면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이사가는 경우가 제법 있다.

자양동 일대 아파트값은 대체로 서울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리서치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2014년 연 2.13%, 2015년 5.58%, 2016년 7.57%다. 같은 기간 자양동은 0.03%, 3.46%, 5.38%에 각각 그쳤다.

자양동에서 18년째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는 정종성 현대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자양동 아파트 가격은 2009년이 최고였는데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약간 높은 정도”라며 “자양동은 집값이 폭등하거나 폭락하지 않는데, 나쁘게 보면 강남(江南)을 못따라가는 것이고 좋게 보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광진구 자양동 한강변에 있는 이튼타워리버5차 아파트. /심기환 인턴기자

자양동 일대에서 84㎡ 기준으로 올 상반기 가장 높은 거래가를 기록한 단지는 이튼타워리버5차다. 이 아파트 84㎡는 9억2500만원(10층·7월)에 팔렸다. 지난 6월 8억~8억88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9억원을 돌파했다. 이 아파트는 최고 23층 4개동에 총 279가구로 2009년 9월 입주했다. 자양우성7차 84㎡는 지난달 7억5000만원에 팔렸다. 1년전(6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원쯤 올랐다. 자양우성7차는 최고 22층 5개동에 625가구로 1998년 7월 입주했다.

자양현대3차(439가구·1996년 입주) 84㎡는 지난 6월 6억2000만원(14층)에 팔렸다. 지난해 8월 6억원(11층)을 처음 돌파했지만 이후 5억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올 5월 6억원대 굳히기에 들어갔다.

광진구 자양동의 노룬산 골목시장에 큰 글씨로 내걸린 중국어 간판. /심기환 인턴기자

■‘중국인 마을’ 확장에 불안감…재건축 사업 속도 더뎌

자양 4동 노룬산 골목시장부터 지하철 건대입구역 남쪽까지는 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곳은 ‘중국인 마을’로도 유명하다. 자양4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인 유입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중국인 입주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 안산이나 서울 대림동만큼은 아니지만 규모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인 마을 규모가 커지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인 마을이 커질수록 한국인들은 빠져나가려는 경향이 강해 걱정된다"고 했다.

자양동 노후 주택가에선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아파트 가격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의동 246일대와 자양동 680일대 총 170만㎡ 규모의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는 광진구청사를 비롯해 호텔·상업시설·공동주택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자양동 일대 재정비 사업은 자양1·4·7구역, 한양아파트 등에서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1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고, 7구역과 한양아파트는 아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자양동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자양동의 경우 지역조합 방식으로 추진되는 아파트 개발 사업이 많아 속도가 나질 않고 (중간에 엎어질) 위험이 있다”며 “빨리 되면 좋겠지만, 큰 기대감이 있는 편은 아니다”고 했다.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에서 2015년 처음 분양했던 자양4구역 ‘래미안프리미어팰리스’(264가구) 주상복합 아파트는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에는 8000만~1억원 정도 웃돈이 붙어 있다.

광진구 자양4구역에 올 10월 입주를 앞둔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 아파트 공사현장. /심기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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