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강북 집주인, "10년 동안 제자리, 최근에 조금 올랐는데.."

김민기 2017. 8. 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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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8·2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자 강북권 주민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집값이 오른 것은 맞지만 지난 10년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제 막 집값이 오른 것이라 거주 기간 대비 집값 상승률로 따지면 강남이랑 같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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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10년 전에 5억8000만원에 사서 한참 안오르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2억2000만원 정도 올랐다. 강남이 수십억원씩 오를 동안 이제 막 오르고 있었는데 투기과열지구라니 억울하다."(동작구 흑석동 거주 40대 주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2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알려진 17일 오후 서울 잠실새내역 인근 부동산 상가에 아파트 등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2017.08.17. kkssmm99@newsis.com

"창동 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이전·개발 된다는 소식에 강남 부자들이 갭투자로 아파트 3~4채씩 사재기하면서 집값이 오른 것인데 이 동네 주민들이 왜 피해를 봐야하는 지 모르겠다"(노원구 상계동 거주 30대 주민)

문재인 정부의 8·2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자 강북권 주민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집값이 오른 것은 맞지만 지난 10년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제 막 집값이 오른 것이라 거주 기간 대비 집값 상승률로 따지면 강남이랑 같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6년 1월 동작구 흑석동 명수대 현대아파트의 전용면적 112.29㎡의 매매가는 6억8000만원(12층)이었으나 10여년이 지난 올해 4월 8억625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전용면적 84.33㎡의 매매가 역시 2006년 1월 4억95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약 2억원 오른 7억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강남 개포동의 주공 1단지 전용면적 49.56㎡가 5억원 초반대에서 12억원초반대로 7억원 정도 오른 것에 비하면 흑석동의 경우 고작 1억8250만원 밖에 오르지 않은 것이다.

흑석동 명수대 현대아파트는 아크로리버하임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단지다. 지난 10년간 매매가가 큰 변동이 없다가 최근 롯데캐슬에듀포레와 아크로리버하임 등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고 일대가 개발되면서 지난해부터 집값이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이 일대 집값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흑석동의 경우는 투기 세력보다는 실거주자가 대부분이고 전세도 많지 않은 지역이다. 또 인근에 고등학교가 없어 추가로 가격 상승이 과열되기도 어려운 곳이다.

흑석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젊은 신혼 부부들이 많아 25평 정도의 아파트는 가격이 비싸지만 30평만 넘어가도 전세도 없고 수요도 적다"면서 "이제 막 집값이 오르면서 기대에 들떠 있던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번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더불어 투기지역으로도 지정된 노원구의 경우는 주민들의 반발이 한층 더 심하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한국감정원이 17일 발표한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매매가격은 전주(-0.03%)보다 하락 폭이 0.01%포인트 확대돼 0.04% 하락했다.전국 매매시장은 8·2대책과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관망세가 확대되며 투자 수요가 몰렸던 서울 강남권역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주요 시도별 매매 가격은 전남(0.12%), 대구(0.09%) 등은 상승한 반면 세종(0.00%)은 보합권을 형성했으며, 경남(-0.10%), 경북(-0.09%), 충남(-0.09%) 등은 하락했다. 2017.08.17.pak7130@newsis.com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58㎡의 경우 지난해 5월 3억원 초반대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4000만원 오른 3억615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3억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상계주공7단지 49.94㎡는 지난달 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이후 서울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떨어졌다. 대책 발표 직전 3억5800만원에 실거래됐던 상계주공5단지 전용31㎡ 호가는 다시 3억2000만원~3억3000만원선으로 내려왔다.

그동안 상계동은 큰 개발 호재가 없고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가격 상승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노원구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253만원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21위다.

최근 상계주공8단지와 5단지 등이 재건축을 진행하고 창동 차량기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등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투기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올랐다.

특히 집값을 올린 것은 강남 투기 수요가 한몫했다. 자금력을 갖춘 강남 투기 수요가 전세를 끼고 2~3000만원만 들여 아파트를 사는 갭투자를 통해 한번에 3~4채씩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집값이 급등한 것이다.

상계동에서 10년 동안 거주한 한 주민은 "이미 집값을 올린 주범인 투기 수요들은 정부의 8·2대책 이전에 아파트를 팔아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고 빠진 상태"라면서 "이제 좀 집값이 올라 기대감이 커진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강남과 강북을 동급 취급한 정부가 야속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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