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크게 안 떨어질 듯.. 무주택자, 내집 마련 노려라"

안준용 기자 입력 2017. 8. 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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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부동산 고수 3인방이 말하는 8·2 대책 이후 재테크]
"다주택자, 非핵심지 집부터 처분.. 전·월세 올려 투자금 회수 경향.. 임차인들 피해 보는 상황 올수도"
"정부도 서울 집값 내리고 싶다면 새집 공급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강남권 새집들 희소성 부각될 것"

"실수요자는 지금 같은 조정기에 내 집 마련 노려라."

"다주택자는 비(非)핵심 지역 부동산부터 처분하라."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초강력 부동산 대책인 8·2 대책 이후 증권가에서는 '부잘알(부동산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 3인방'으로 불리는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업계의 부동산 고수들은 주식시장에서 투자 대상 기업 주가를 현재와 미래 실적 추이에 따라 전망하듯 방대한 통계와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부동산 가격의 향방을 예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가 닥칠 것이라고 보고 있을까? 부동산 재테크 전략을 꼼꼼히 들어봤다.

"전·월세 오를 듯… 내 집 마련 서둘러라"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의 집중 타깃은 주택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였다. 각종 공제 혜택을 없애고 세율도 대폭 높였다. 문제는 출구 전략이 마땅치 않은 다주택자들이 전·월세를 올려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임차인에게 부담을 전가하기가 굉장히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전·월세 폭등으로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는 '안타까운' 상황이 내년쯤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강남 불패 신화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여러 지역에 집을 갖고 있는 다주택자들은 주택 보유를 줄일 때 '투기 지역' 주택보다 '비투기 지역' 주택을 먼저 팔 것이기 때문에 '강남 불패'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추가 대책으로 '보유세 인상'을 언급하며 "보유세까지 올리면 주택 보유자는 집이 팔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갖고 있지도 못하는 탈출구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택 공급 부족해 오히려 집값 오를 가능성"

이상우 수석연구원은 이번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봤다. 주택 공급 자체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정부는 계속 '집을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고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수요자들이 살고 싶어하는 새집'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새집 공급을 늘리지 않는 이상 주택 가격은 주식처럼 쉽게 떨어질 수 없다"고 했다.

이를 근거로 무주택자들에겐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지 말고 필요할 때 바로 구입하라"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주택 상태로 사는 게 가장 리스크(위험)가 크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1주택자들 가운데 자가를 전·월세로 주고 다른 주택에 세입자로 사는 이들의 경우 전·월세 상승 추이를 보고 거주할 집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향후 정부 대책으로 나올 수 있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고, 보유세는 파급력이 너무 커서 제도를 시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다음 달 나올 정부의 주거 복지 로드맵에서 다주택자들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줘 주택 임대 사업자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강남권 새집, 공급 가뭄 속 희소성 부각될 것"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도 집값이 하락하지 않고 상승세가 진정된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홍춘욱 팀장은 "서울 아파트 매매의 경우 7~8월에 매주 0.1%씩 오르다가 정부 대책 이후 0.05%로 상승률이 반 토막 났다"면서 "집값이 하락한 것은 아니고 상승 탄력이 둔화되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주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이 같은 새집 거주 욕망을 정부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팀장은 "현재 강남·서초구에는 22만호의 아파트가 있는데, 이 중 20년 이상 노후화된 낡은 아파트 비중이 82%고, 30년 이상도 63%나 된다"면서 "정부의 8·2 대책으로 재건축을 통한 새집 공급이 어려워졌고, 이 과정에서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는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가격이 탄탄히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무주택자의 경우 신규 분양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권했다. 분양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워진 건설사들이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고분양가를 제시하지는 않고 오히려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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