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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시장 '8·2부동산대책' 효과 엇갈린 시각..서울 재건축 하락세 멈춰·정치권 보유세 만지작
머니투데이 | 신희은 기자 | 입력 2017.09.13 04:32 | 수정 2017.09.13 04:32


“지난 2년간 제가 전세로 사는 아파트값이 2억원이나 올랐는데 부동산대책 나오고 2000만원가량 떨어졌습니다. 이 정도로 집값이 안정화했다고 할 수 있나요? 잠잠해지면 집값이 금세 다시 뛸 것같아서 불안해요.” (전세 세입자 30대 직장인 박모씨)
 
‘8·2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인 것을 두고 정부와 시장의 시각이 엇갈린다. 정부는 주택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지만 전·월세 세입자 등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과열지역에서 집값이 하락하긴 했지만 그간의 오름세에 비하면 낙폭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기미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청약시장 역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들썩인다. 이에 체감할 수 있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추가 규제 카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부동산시장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과 강북 역세권 집값이 일시 하락 후 상승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고강도 대책에도 집값이 종전 고점 수준을 유지하거나 수천만 원 하락하는 데 그친 단지가 적지 않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최근 집값 하락세는 거래절벽에 따른 ‘착시효과’일 뿐 시간이 지나면 상승세가 재연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진다. 국토교통부가 8·2대책으로 집값이 안정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한 것과 온도차가 뚜렷한 셈이다.
 
실제 주택시장은 대책 한 달 만인 이달 들어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분위기가 감지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은 8·2대책 직전 0.57%에 육박했다가 최근 한달 내내 상승폭을 축소하다 지난 8일 소폭 반등(0.05%)했다.
 8·2대책의 타격이 가장 컸던 강남 재건축단지도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잠실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안이 사실상 통과되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는 등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추가 하락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달 4일 전주 대비 0.74% 오른 후 8·2대책 여파로 지난 11일 0.25% 하락하기 시작해 이달 1일(-0.12%)까지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 지난 8일 보합세로 올라섰다. 가격조정 후 매수를 노리는 수요자와 관망세에 들어간 매도자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잠실주공5단지 등 일부 호재가 있는 단지들은 매물이 줄고 호가가 종전 고점 수준으로 치솟는 모양새다.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청약시장도 청약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지난주 ‘로또 청약’으로 불린 ‘신반포 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168대1에 육박했다. 앞서 ‘공덕SK리더스뷰’ 단지도 평균 3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요건 강화와 대출 규제에도 구매력을 갖춘 실수요자들이 앞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청약에 뛰어든 결과다.
 
일각에선 고강도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으면 보유세를 인상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8·2대책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내집 마련을 계획한 30대 직장인 황모씨는 “여전히 집값은 과도하게 비싸고 또다시 치솟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보유세 인상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도 보유세 인상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이달 들어 보유세 강화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일단 보유세 인상에는 난색을 표한다. 대신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업계에선 “아직까지는 입지만 좋으면 집값은 결국 오르게 돼 있다고 생각하는 수요자가 많은 것같다”며 “현금을 어느 정도 들고 있는 무주택자도 많기 때문에 입지만 좋으면 분양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청약경쟁률이 치솟는 건 추가 규제를 재촉할 수 있어 우리도 부담스럽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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