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턱밑까지 오른 위례 집값..신도시 '대장주' 등극하나

황의영 입력 2017. 10. 12. 00:30 수정 2017. 10. 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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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3.3㎡당 2510만원, 올 들어 10% 올라
판교-위례 3.3㎡당 평균 아파트값 격차
연초 192만원서 63만원으로 줄어
상가 도로 등 기반시설 자리잡고
인근 잠실 아파트값 강세도 한몫
지하철 개통 호재, 상승 여력 커
전문가 "위례 집값, 판교 넘어설 것"
"주도권 쉽게 내주지 않아" 의견도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 전경. [사진 LH]
수도권 신도시의 '대장주'는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다. 2006년 '판교 로또'란 말이 나올 정도로 청약 광풍을 일으킨 뒤 서울 강남 못지않은 집값을 형성하고 있다. 당시 신도시 '집값 1위'였던 분당을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강남과 가까운 데다 주거·업무시설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란 점이 수요자를 끌어당겼다.
'권불십년'(權不十年·권력은 10년을 넘지 못함)일까. 입주 8년 차인 판교 집값을 입주 3년 차인 위례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위례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수도권 신도시의 집값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whan@joongang.co.kr]
11일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위례신도시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251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말과 지난해 초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2279만원)과 비교하면 10.1% 뛰었다. 같은 기간 판교의 3.3㎡당 아파트값은 2471만원에서 2573만원으로 4.1% 올랐다. 이 기간 위례와 판교 집값 격차는 3.3㎡당 192만원에서 63만원으로 줄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2년간 위례 집값이 판교보다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 차이가 좁혀졌다"고 말했다.

위례와 판교 모두 강남권 대체 신도시로 조성된 수도권 2기 신도시다. 위례는 서울 송파구를 일부 포함하고 있고 판교는 강남과 분당 사이에 자리 잡았다. 교통편도 좋다. 위례는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5호선 거여·마천역이 가깝다. 다만, 차를 타면 가까운 거리지만 걸어서 가기에는 멀다. 판교의 경우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역에서 판교역까지 1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현재로써는 판교의 강남 접근성이 더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도 최근 위례 집값이 더 뛴 이유는 아파트 입주가 속속 진행되면서 상가나 도로 같은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컨설팅업체 관계자는 "판교는 입주를 시작한 지 8년 차여서 새로 조성되는 위례에 비해 집값 상승 여력이 작을 수 밖에 없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휴먼시아 등 공공 아파트가 많은 판교와 달리 래미안·자이 등 민간 브랜드 아파트가 많다는 점도 위례 강세의 요인"이라고 했다. 여기다 인근 잠실·가락동 등 송파구 아파트값이 최근 강세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전경. [중앙포토]
세부 지역과 개별 단지별로는 이미 가격 추월 사례가 잇따른다. 위례는 서울 송파와 경기도 성남·하남 등 세 개의 행정구역으로 구분된다. 판교는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판교(백현·삼평동)와 서판교(운중·판교동)로 나뉜다. 집값을 놓고 볼 때 위례는 송파와 성남권이 비교적 비싼 편이다. 판교는 분당선 판교역과 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선 동판교 집값이 비싼 편이다.

송파와 성남권에 속한 위례 집값은 서판교 집값을 대부분 넘어섰다. 송파권인 장지동 아파트값은 3.3㎡당 2570만원으로, 서판교인 판교동(2330만원)이나 운중동(2230만원)보다 비싸다. 반면 동판교의 간판격인 백현동(2890만원)보단 3.3㎡당 200만원 이상 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성남권역인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995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면적 기준으로 동판교인 백현마을5단지(9억~1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서판교인 판교동 원마을단지나 운중동 산운마을단지(8억원 전후)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위례박사공인중개업소 김찬경 대표는 "위례 집값은 서판교를 이미 잡았고 동판교에는 아직 못 미친다"며 "분당·판교나 송파구에서 유입되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집값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위례가 판교보다 가격 상승 여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본다. 입주 막바지로 입주 예정 물량(600여 가구)이 적은 데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 개통(2019년 예정), 위례신사선 개통(2024년 예정) 등 교통 호재가 예정돼 있어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판교는 이미 아파트 입주와 생활 인프라가 완성돼 있는 반면 위례는 생활 여건이 계속 좋아지고 있어 머지않아 위례 집값이 판교를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위례 집값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위례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위례의 가치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짧은 기간에 가격이 많이 오른 측면이 있다"며 "강남 주요 지역을 통과하는 위례신사선이 개통돼야 가격이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판교의 경우 주도권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하철 등 생활 인프라가 좋고 대형 개발 호재도 예정돼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제2의 테크노밸리'로 불리는 판교창조경제밸리가 2019년 조성된다. 함영진 센터장은 "기업 입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자족도시 성격이 강해 집값이 탄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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