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대상]아시아~유럽 잇는 '2층 바다터널'..韓건설 새 역사

원다연 2017. 11.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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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상(국토교통부 장관상) 해외건설부문
SK건설 '유라시아 해저터널'
△SK건설이 건설해 지난해 12월 개통한 터키의 ‘유라시아 해저터널’ 내부 모습. [사진=SK건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유럽으로 가는 관문, 터키 이스탄불. 바로 이곳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대륙 간 해저터널이 한국 건설사의 기술로 건설되고 운영되고 있다.

SK건설이 지난해 12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통한 유라시아 해저터널이 ‘2017 이데일리 건설산업대상’에서 해외건설부문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상에 선정됐다. 이 터널은 터키 수도 이스탄불을 아시아와 유럽 대륙으로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 해저를 관통하는 5.4㎞ 길이의 세계 최초 자동차 전용 복층터널로 육지 접속도로까지 포함하면 총연장이 14.6㎞에 달한다.

SK건설은 지난 2008년 일본과 프랑스 등 해저터널 프로젝트 실적을 가진 선진국들을 제치고 사업권을 따내 국내 기업 최초로 해저터널 사업 부문에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사업은 터키 정부가 발주한 총 사업비 12억 4000만달러(한화 약 1조 47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SK건설은 터키 기업 야피메르케지와 BOT(건설·운영·양도) 방식으로 공동 수주했다.

SK건설은 2013년 1월 공사에 착공해 48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터널을 개통했다. 당시 현지에서 열린 개통식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도 참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이스탄불 시민에게 양질의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사회·문화·환경 측면에서 다양한 혜택을 안겨줄 것”이라며 “터키의 국제적 위상도 그만큼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터키 현지에서는 유라시아 해저터널 개통에 따른 교통 개선 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스탄불 시의 인구는 1400만명에 이르는데 주거지 대부분이 보스포러스 해협과 마르마라해 주변으로 밀집해 있다. 또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인구는 많은데 종전까지 차량은 두 개의 교량만 이용할 수 있어 교통 체증이 심각했다. 그러나 해저터널 개통 이후 하루 약 12만대의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으며 이스탄불 전역의 차량 운행시간이 연간 5200만 시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8만 2000톤 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걸로 기대되고 있다.

SK건설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동원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와 기술력을 모두 집결했다. 유라시아 해저터널이 들어선 보스포루스 해협은 최고 수심이 110m에 달하고 모래·자갈·점토가 뒤섞인 무른 충적층 해저인데다 고대 유물·유적 보호라는 조건을 이겨내야 하는 난도 높은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SK건설은 유라시아 해저터널을 뚫을 때 핵심 장비인 ‘터널굴착장비’(Tunnel Boring Machine·TBM)를 제작해 현장에 투입했다. TBM은 단면 직경이 아파트 5층 높이와 맞먹는 13.7m에다 총길이 120m, 무게 3300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 굴착 장비다. SK건설은 이 TBM 추진체로부터 동력을 얻은 커터헤드가 암반을 압쇄·절삭하며 굴착 작업을 벌이고 동시에 세그먼트를 곧바로 터널 내벽에 끼워 넣으면서 원형터널을 만들어나가는 공법을 썼다. 하루 평균 25톤 트럭 100대 분량의 토사를 퍼 올리며 7m씩 굴진한 지 16개월 만에 이스탄불 앞바다로 유럽과 아시아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루스해협을 관통할 수 있었다.

김택곤 SK건설 TBM팀장은 “유라시아 해저터널용 TBM에 암반과 토사를 관통하는 복합지질 커터기술을 적용했다”며 “특히 암반절삭용 커터 크기와 커터 사이 간격을 정밀하게 계산했는데 이는 전체 공사 기간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SK건설은 BOT 방식으로 사업을 수주해 오는 2041년까지 유지·보수와 시설 운영을 도맡아 운영 수익도 보장받는다. 이 사업은 세계 유수 금융기관의 투자를 이끌어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의 모범 사례로 꼽히며 세계적인 금융 전문지인 프로젝트파이낸스 매거진에서 ‘2012년 올해의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SK건설이 건설해 지난해 12월 개통한 터키의 ‘유라시아 해저터널’ 조감도. [자료=SK건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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