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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당일 잠수타거나 호가 높여 거래 불발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에 집주인이 '갑'
서울시 "처벌 규정 없어"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대치동에 아파트를 구입하고자 한 김모(52)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계약일에 매도인이 연락두절이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금 문제도 그렇고 새로 들어갈 집에 맞춰 기존에 살던 집을 부동산에 내놓는 등 준비를 다 해놨는데 계약 당일날 잠수를 타버리니 황당하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최모(47)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물건이 귀해 시세보다 좀 더 웃돈을 주는 조건으로 어렵사리 반포의 한 아파트 분양권을 구했는데 계약 당일 매도인이 5000만원을 높여 부른 것이다. 최씨는 "계약 당일에 5000만원이나 호가를 높여부르니 매도인이 애초에 팔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귀한 물건이다보니 완전히 매도인이 갑"이라고 말했다.

▲ 반포동 일대 아파트 전경(아시아경제DB)
▲ 반포동 일대 아파트 전경(아시아경제DB)

강남권 위주로 매도인 우위 시장이 형성되며 계약자들만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연이은 후속 대책으로 '똘똘한 한채' 선호현상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사업 외에는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정부 들어 재건축 사업이 제동이 걸리며 수요-공급 불일치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들의 경우 8·2 대책 이후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꺾이지 않고 있다. 학군수요가 높은 일부 지역의 경우 수능 이후 성수기를 맞으며 천정부지로 가격이 뛰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의 경우 11월23일 22억7000만원에 실거래신고 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동일면적대의 같은 로열층이 한달 전 20억2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볼 때 불과 한달 사이 2억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실제 호가는 그 이상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포동의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 대책으로 여러채를 가진 집주인들이 다 정리하고 강남입성하는 경우가 최근들어 늘었다"면서 "중개수수료를 조정해서라도 어떻게든 거래를 성사시켜보려 하지만 완전히 매도인 우위 시장이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잠원동의 S공인 관계자 역시 "완전히 '부르는게 값'인 시장이 돼버렸다"며 "가격흥정을 할 경우 도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인들도 많아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웃돈을 얹어서라도 물건을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계약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약서를 쓰고 나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처벌규정이 있지만 아예 계약자체가 불발됐기 때문에 이는 당사자 간 합의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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