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탄력받은 광명역세권, 치명적 약점이..

김리영 인턴기자 입력 2017. 12. 16. 06:45 수정 2017. 12.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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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지구 위치. /김리영 인턴기자

지난 8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의 KTX광명역. 역사를 빠져나오자 ‘광명역세권’ 개발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광장을 빠져나와 남쪽으로 눈을 이동하자, 아파트 공사 현장이 나타났다. 내년 3월 입주할 ‘호반베르디움(1430가구)’은 골조를 다 올리고 내부 마감에 한창이었다. 바로 옆 ‘광명역태영데시앙(1500가구)’ 아파트는 외관 공사에 바쁜 모습이었다. 광명역 동쪽도 마찬가지였다. ‘파크자이2차(1005가구)’ 아파트가 내년 말 입주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었다.

구름산과 성채산, 서독산 등 풍부한 녹지공간으로 둘러싸인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지구. 2004년 KTX광명역이 들어서면서 택지개발이 시작된 지 올해 13년째를 맞았다. 광명역세권은 일직·소하동 일대 195만6000㎡ 부지에 주택 9000가구, 인구 2만여명을 수용하도록 계획됐다.

하지만 당초 고속철도 출발역으로 예정됐다가 취소되면서 역세권 개발도 긴 침체의 늪에 빠졌다가 2014년 이케아 입점 등을 계기로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땅집고 취재팀은 최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KTX 광명역세권 현장을 찾아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투자 전망도 분석했다.

■역사 양 옆에 아파트…아직도 개발할 땅 남아

장기간 지지부진하던 광명역세권 개발 사업은 2010년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았다. 소하동 일대에 ‘광명역세권휴먼시아 3~5단지’가 차례로 입주한 것. 2010년 11월 4단지에 이어 이듬해 3단지와 5단지가 각각 입주를 마쳤다.

광명역세권에 입주한 아파트 단지 개요. / 김리영 인턴기자

이후 다시 개발 열기가 주춤했다가 2014년 결정적 계기를 맞는다. 바로 광명역 옆에 이케아(IKEA)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업체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신흥 유통 메카로 떠오르게 된 것.

이를 계기로 개발업자와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개발 붐이 불었다. 당장 올해 8월엔 6년의 아파트 입주 공백을 깨고 ‘광명역파크자이 1차’ 와 ‘광명역푸르지오’가 들어섰다.

한창 공사 중인 광명역파크자이2차 아파트. / 김리영 인턴기자

광명역세권은 아직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 13일 첫 삽을 뜬 ‘광명미디어아트밸리’. 이곳에는2021년까지 방송시설과 스포츠센터, 호텔, 판매·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완공되면 광명역세권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명역 북쪽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옆 2만1500㎡ 부지에는 700병상 규모의 중앙대학교 의료원(종합병원급)도 들어온다. 중앙대측은 2020년 11월 준공해 2021년 2월 개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공행진 중인 광명역세권 분양권 거래가

개발 바람을 타고 올해 광명역세권 아파트 가격은 고공비행했다. 6·19 부동산 대책에서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돼 거래는 조금 줄었지만 집값은 여전히 강세다.

실제10월에 거래량이 한 풀 꺾였지만 광명역세권 아파트들의 분양권 거래 가격은 웃돈이 1억 넘게 붙어있다. 광명역파크자이 2차 분양권은 84.86㎡(이하 전용면적)가 지난달 6억7918(14층)에 거래된 것이 최고가였다. 5억800만원인 분양가와 비교해 1억7118만원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내년 입주를 앞둔 광명역호반베르디움 아파트. / 김리영 인턴기자

부동산114에 따르면 일직동과 소하동에 이미 입주를 시작한 역세권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334만~1466만원대다. 광명역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11월이 비수기이기도 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이어지면서 거래량은 줄었지만 아직 문의는 많다”고 말했다.

■아파트 상승세 계속될까…신안산선·주변 물량이 변수

광명시 대장주 아파트단지가 줄지어 있는 길. / 김리영 인턴기자

하지만 아직까지 광명역세권 일대 아파트는 광명시내에서 10여년 전 재개발로 다시 지어진 철산래미안자이(2072가구)와 두산위브(900가구) 아파트 가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철산래미안자이 84.66㎡는 올 9월 초 17층이 7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광명역 파크자이2차 분양권과 비교하면 3000만원 이상 차이난다.

광명역세권이 철산동 집값보다 낮은 이유는 뭘까. 철산과 비교하면 각종 인프라가 부족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대중교통과 생활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 철산동 일대 아파트들은 7호선 철산역이 걸어서 10분 정도면 닿는다. 주변에 상업·쇼핑시설도 많다.

광명역세권도 도로 교통은 나쁘지 않다. 제2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에 이어 지난해 7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서울 강남 출퇴근 여건도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지하철이 아킬레스건이다. 지금은 이용 가능한 노선이 1호선 광명역뿐이다. 광명역에서 서울시청역까지 가려면 1시간 10분, 강남역까지는 1시간 정도 각각 걸린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요자들이 광명역세권을 거주지로 선택하기에는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향후 몇 년간 기반시설 확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광명역에는 남북과 동서축으로 1개씩 지하철 노선이 지나도록 계획돼 있다.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이다. 그러나 두 사업 모두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 중인 신안산선의 경우 사업자선정부터 난항이다. 최근 두번째 입찰도 유찰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월곶판교선은 지난 7월 기본계획이 발표됐을뿐이다. 2021년 착공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광명·시흥 일대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다는 것도 광명역세권 집값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광명역세권에서 남쪽으로 불과 6~9㎞쯤 떨어진 시흥에만 택지개발예정지구 2곳에서 총 3만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흥시청 인근 장현지구(293만㎡)에는 1만8940가구를 짓는데 현재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물량이 3300여가구다. 장현지구 동쪽의 목감지구(17만50000㎡)에도 1만1000가구가 공급된다. 여기에 철산역 주변에도 2020년까지 4만3000여가구 규모의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지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광명역세권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광명에 살거나 구로·가산동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광명역세권보다 교통이 편리한 광명뉴타운이나 소사~원시선이 놓이는 시흥 장현지구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인프라가 예정대로 확충된다면 10년 후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개발이 불투명한 현재로서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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