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집값예측..규제폭탄도 시장 못 꺾었다(종합)

주상돈 입력 2017. 12. 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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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 전망' 비웃은 주택시장
잇단 규제·물량 증가에도 꿋꿋
매매·전세 가격 추이 우상향 수정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올해 국내 주택 매매시장 열기는 예상과 달리 지난해보다 뜨거웠다. 올 초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들은 올해 주택시장이 금리인상과 입주물량 증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에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주택값은 1.5% 가까이 올랐다. 전문 기관들의 예측은 사실상 빗나간 셈이다.

18일 한국감정원(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매매 가격은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1.4% 올랐다. 특히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은 2.1% 올랐다. 지방은 0.7% 상승했지만 수도권이 전국의 주택시장 상승세를 견인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1.32%, 0.17%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0.71% 상승했다.

올해 주택시장은 지난해 말에 나온 주요 전문 기관의 예측과는 다른 결과를 보인다. 감정원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 등은 2017년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수도권이 0%대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지방의 경우 1.5% 하락해 전국적으로 0.8%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기관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측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정원은 0.2% 하락을 예측했고, 주산연은 0%대 보합세에 무게를 실었다. 올해 주택시장을 둘러싼 우울한 전망의 배경은 금리 인상, 입주 물량 증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의 변수와 맞물려 있다.

주택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줄 이러한 변수는 전문 기관의 예측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지난 6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0.6% 오르면서 전문 기관들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건산연은 -0.8%에서 0.2%, 주산연은 0.0%에서 0.6%, 감정원은 -0.2%에서 0.7%로 바꿨다. 조정 과정을 겪었지만 여전히 실제 주택시장의 변화 흐름과는 차이가 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전망과 실제가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금리"라며 "당초엔 기준금리가 상반기에 1~2차례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론 11월에 올랐다"고 말했다. 반도체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거시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조선 분야에서 촉발된 산업구조조정의 여파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도 주택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 주택 매매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주택 매매 가격은 지난 6월 0.21%, 7월 0.18%, 8월 0.25% 상승했다.

또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당시의 기대 효과와 실제 시장의 흐름에 차이가 있었던 것도 영향을 줬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한 달가량 된 지난 6월19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 지역을 서울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에서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시장의 과열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시장의 예상보다 정부 대책의 강도가 약했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시장의 흐름을 잠재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8ㆍ2 대책, 9ㆍ5 추가 대책, 10ㆍ24 가계부채 종합 대책, 11ㆍ26 가계부채 후속 대책, 11ㆍ29 주거복지로드맵, 12ㆍ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등을 연달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각종 규제에 매수 심리가 위축돼 주택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올랐다"면서 "전체적으론 주택 매매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세 가격도 전문 기관의 전망과는 차이가 있었다. 건산연은 올해 전국 전세 가격이 1.0% 하락할 것으로 봤다. 주산연은 0.4%, 감정원은 0.3%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연구기관은 올해 하반기 전망을 통해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지만 전세 가격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0.7% 오르며 역시 전망치를 웃돌았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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