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목동, 재건축연한 연장? '안전진단' 강화 더 무섭다

김종윤 기자 2018. 1.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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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에 찾아간 양천구 목동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단연 화두였다.

이에 따라 30년으로 줄어든 재건축 연한이 다시 40년으로 늘어나고 안전진단 요건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8단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다른 재건축에서도 30년이 지났다고 재건축이 즉각 추진되지 않는다"면서도 "안전진단 조건이 강화되면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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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지 1985년 입주 "기한 연장 효과 크지 않아"
사업 초기단계 안전진단 통과 못한 것이 문제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 모습©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재건축 가능 연한이 증가돼도 크게 문제 될 것 없다고 봅니다. 일부 단지는 40년 가까이 세월이 지나 4년 정도 늦어질 겁니다. 어차피 기존 규제에서도 14개 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긴 어렵습니다. 지금은 안전진단 강화에 더 신경 쓰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9일 오전에 찾아간 양천구 목동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단연 화두였다. 김 장관은 전날 "안정성에 문제가 없음에도 사업 수익을 위해 자원을 낭비한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를 감안해 구조적 안정성이나 재건축의 연한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30년으로 줄어든 재건축 연한이 다시 40년으로 늘어나고 안전진단 요건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 30살 넘은 목동 14개 단지 안전진단 통과 못해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 들어선 14개 단지들은 1980년대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환경 개선을 위해 들어섰다. 1985년부터 차근차근 입주해 올해 모든 단지가 준공 30년이 됐다.

정부가 새로운 규제 가능성을 언급하자 재건축 추진을 코앞에 둔 목동 집값이 직격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현지에서도 재건축 관련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면서 시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목동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구체적인 규제를 발표하지 않아 시장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며 "아직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2014년 9·1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연한을 준공 후 40년에서 30년으로 수정했다. 목동은 1985년부터 준공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건축 기한 연장이 적용되면 최소 4년간 지연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도 풀어놓은 규제를 쉽게 번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10년 연장은 심각한 재산권 침해 사안이 될 수 있어 실제 적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이듬해 구조안전상 큰 문제가 없어도 주거 여건이 불편하다고 판단되면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했다. 안전진단 조건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10년 연장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목동 일대는 재건축 연한보다 안전진단 규제 강화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현재 목동 14개 단지 모두 재건축 초기 단계인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8단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다른 재건축에서도 30년이 지났다고 재건축이 즉각 추진되지 않는다"면서도 "안전진단 조건이 강화되면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호재는 아니다" 눈치보기로 집값 보합세 예상

현지에선 최근 급격한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보합세를 유지하며 집주인들은 눈치보기에 돌입한 것이란 설명이다. 지금까지 학군과 재건축 호재를 업고 승승장구한 분위기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목동이 속한 양천구 집값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8·2부동산 대책 이후 소폭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9월 마지막주부터 올해 1월까지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14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의도가 호재라고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일단 집주인들은 분위기를 살피고 정부가 규제를 꺼낼 때까지 매도·매수를 보류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일선 중개사들은 재건축 조건이 강화되면 강남 일부 지역에 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출규제와 저금리 등 각종 규제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강남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양천구청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강남 기존 아파트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며 "시장이 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목동은 주차공간이 협소한 것을 제외하면 거주여건은 우수하다"며 "집값이 하락하면 '묻어두기'가 가능한 자산가들만 나타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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